브런치북 맛있는 시 15화

월남쌈

라이스페이퍼 속에 하나로 뭉친 우리

by 유블리안

따스한 온기가 감도는 물에

살포시 몸을 담그고 나온

투명한 라이스페이퍼


수줍게 속살을 비추며

형형색색의 재료들을 품는다

아삭한 양상추, 화려한 파프리카

향긋한 깻잎, 풍미의 중심을 잡는 고기


저마다의 색과 향이 뚜렷했던 우리는

투명하고 얇은 막 하나를 사이에 두고

비로소 하나가 되어

서로의 맛과 향을 보듬어준다


고소한 땅콩소스와 매콤 달콤 칠리소스가

우리의 어울림을 축복하는 듯,

입안 가득 행복한 춤을 춘다


돌돌 말아 한입 베어 무니,

세상의 모든 맛이

이 작은 월남쌈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작가의 말]


월남쌈을 먹을 때면 늘 생각합니다. 저마다 다른 색과 맛, 향을 가진 재료들이 투명한 라이스페이퍼 한 장에 모여 얼마나 멋진 조화를 이루어내는지요.


우리네 사는 모습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서로를 보듬어 안을 때, 비로소 더 풍부하고 아름다운 맛을 내는 세상이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이 시를 통해 입안 가득 퍼지는 행복처럼, 조화로운 삶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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