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맛있는 시 14화

순댓국

따뜻하면서도 진한 위로의 맛

by 유블리안

허기진 속을 달래듯
구수한 냄새와 함께 김이 피어오르는
뜨거운 뚝배기 안에
진득하게 뼈를 우려낸 시간이 잠들어 있다


깊은 밤, 지친 내 몸은
돌멩이처럼 흩어져 있었는데
뜨거운 한 숟갈이 다시 나를 모았다


부드럽게 풀린 순대는
누군가의 손길처럼 속을 감싸주고
들깨와 파는 작은 위로의 씨앗이 된다


그래, 삶이란 때때로 순댓국 한 그릇.


화려하지 않아도 속을 채워주고,
짙은 국물 속 희미한 내 얼굴 위로
다시 내일을 건져 올린다


[작가의 말]


우리의 삶은 화려한 만찬보다, 소박하지만 든든한 국밥 한 그릇을 닮았을 때가 많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따뜻함이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하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든든한 위로를 주는 따뜻한 이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10월의 첫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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