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essay12

by 유연

나도 그랬을지 모른다.

요 며칠 MZ세대들을 이해한답시고 이런저런 글들을 읽으며 낭비한 시간이 한심했다.

그냥 나를 돌아보면 될 것을 말이다.


자기 주장 강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건 내 이삼십대 시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진단들인데, 왜 난 인터넷을 검색하고 신문 칼럼 등을 읽으며 이해하려고 애쓰는 걸까,

나도 그랬는데 말이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개성파였으며, 경제적 풍요속에 성장한 세대로 경제적으로 원하는 것을 무엇이던 얻을 수 있었던 세대"

제일기획은 1990년대 X세대를 이렇게 정의했다.

1963년에 베이비붐이 끝났는지 알았는데 1974년까지 계속됐다는 분석이 나온 게 2010년이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태어나는 아기도 급격히 감소했으니, 요즘 세대를 바라보는 목소리가

더 증폭된 것일까.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고 소유보다는 공유를 경험을 중시하는 세대"

"1인 문화에 익숙하고 투자를 좋아하며 기계적 소통에 익숙한 세대"라는 정의는

그나마 드라이하다.


"돈기부여 세대(돈으로 동기부여하는 세대)"

"재미를 쫓고 주어진 일 외에는 어떤 일도 하지 않으려는 즉흥적이고 이기적인 세대"라는 말은

너무 나간 듯 하다.




회사 밖에서 업무와 관련된 공부를 하는 후배에게 물었다.

"업무를 왜 회사 밖에서 배워? 회사에 너를 가르쳐주는 사수가 없어?"

"사수요?"

"선배 말야. 너 직속."

"아... 피곤하게 선배한테 왜 배워요."

"아니 업무라는게 그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 따위가 공유되어야 되는건데, 보고서를 배워도

그 조직 내에서 선호하는 보고서 형식이나 내용이 있고, 목표가 있고 성과 측정하는 기준이 다른데, 틀거리만 익힌다고 보고서가 나오냐."

"요새는 묻지도 않고 또 물어도 안가르쳐줘요."

요지인즉슨, 각자도생이라는 거다.

자기 생존이 급한 판에 후배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줄 선배는 없다는 말이다.

나때는 말야, 라인 바이 라인 빨간펜으로 그어가면서 몇 시간씩 보고서를 수정해주고,

또 못하면 밤세워 함께 무엇이 문제인지를 고민해주는 선배가 있었는데 하니,

'월급을 더 줘요?' 한다.

뭐라고 설명할 길이 없다. 그냥 웃었다.

'그 선배는 월급을 안받아도 후배가 성장하면 곧 자신의 성장이라고 믿었던거야.'

라고 덧붙이자 '미쳤네요.'라는 혼자말이 들려왔다.




전쟁으로 무너진 나라를 재건해야 한다는 일념과 성공과 부를 통해 내가 속한 공동체를 일으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세대를 지나, 완전히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공동체라는 개념보다는 나와 디지털로 연결된 세계만이 존재하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난 오늘도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하자."

"주어진 일만 하려는 이들에게는 주어진 일만 하게끔 두자."

"연설하지 말자. 그들에게 그들의 세계가 있다."


또 세월이 흘러 그들이 중장년이 되면 그들 역시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할 것이다.

'요즘 애들은 왜 ai하고만 대화를 하는거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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