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13
6년 전 이맘 때.
큰 아이가 있어 노하우가 쌓인 상황도 아니고
주변에 아는 이들이 많아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학부모총회에 가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돼 엄마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나 각종 기사 등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내 마음의 갈피를 잡기 위해 몇날 며칠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 가야한다는 얘기가 주를 이루었다. 물론 맞벌이 부모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없이
주중에 학부모 총회를 여는 것에 대한 비판조의 신문기사 등이 눈에 띄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고 자라는지에 대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기에 꼭 가봐야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다행히 직장의 이해와 배려덕에 학부모 총회에 잠시 외출을 할 수 있었다.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이는 어엿한 중학생이 됐다. 스스로 판단하는 일이 많아지고 뭘 묻기 전에는 상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자기만의 세계를 갖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나 스스로도 중학생이 됐으니 서서히 정서적 독립이 되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굳이 말하지 않으면 애써 캐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에 대한 관심의 질이나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은 예전 초등학교 입학 당시와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아리나 각종 학교 숙제, 준비물이나 기타 학원과 관련한 모든 일들은 아이에게 일임했다.
그닥 친절하지 않은 말투로 건네는 질문이 나는 아이의 고민의 출발점이라는 걸 알기에 허투루 대하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학부모총회가 열리기 하루전 저녁에 학부모총회가 있다는 걸 알게됐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남편은 굳이 안가도 된다고 하고, 나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참석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 일정을 몰랐다는 점이 화가 나고 미안했다.
학교에서 행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을거라 한편으로는 이해도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정보들로 사라져버리는 e-알리미 서비스 등을 통해 문서만 올릴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학부모에게 핸드폰 문자로라도 소식을 전했다면, 그렇게 직접적으로 알려줬다면, 중요한 점심약속을 잡지 않았을 터이고, 학부모총회에 참석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을텐데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영 불편하게 아니었다.
누구를 위한 학교행정인지 싶었다.
게다가 그나마 나는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어 다행이지만 한두시간이면 잠시 외출이라도 다녀오겠노라고 말할 수 있이도 이렇게 반나절을 소모해야 하는 이런 일정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하는 부모들을 얼마나 그럴까 생각하지 더 그랬다.
프로그램을 보니 공개수업이랑 학부모총회랑 선생님과의 대화시간까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이어졌다.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되자 학교에 대한 화는 화대로 나고 아이에게는 미안해졌다.
솔직히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가 안가려는게 아니고 못가는 상황이라는 점을,
아주 중요한 약속을 해서 취소를 할 수 없어, 선생님과 따로 상담 일정을 잡았다고.
그러니 이해해달라고. 아이는 쿨하게 상관없다고 했다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까마득히 잊을 것이고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이란 그렇지 않다. 할 수 있는데 하지 못하게 되면 정말 속상하다.
지금 나의 결론은 학부모총회는 가지 못한다이고,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달라지는 학교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거다.
선생님은 아마도 학부모총회 한번으로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싶으실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학교 상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상담을 하라고 진짜 하냐고. 별로 안좋아하니깐 안해도 되면 건너뛰어도 된다고.
어찌되었건 그런 선생도 있겠지만 아닌 선생도 있을 터다.
아, 일하는 엄마이건 일하지 않는 엄마이건
정말 아이를 키우면서 사는 일이란 여러모로 고민의 연속이다.
* 사전에 학교에서 일정이나 방법 등에 대해 수요 조사를 해서 탄력적으로 운영을 했으면 어땠을까.
가장 많이 희망하는 날짜와 시간대로 정하되, 기타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줌으로라도 연결을 하면 말이다. 일터의 상황으로 가지 못해 정보 소외될까 불편한 부모의 마음에 조금은 위안이 될텐데 말이다.
학부모총회에 입고가는 옷이 어떻고 머리가 어떻고 별 시덥지 않은 광고성 뉴스를 쏟아내는 언론도 좀 각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