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살면서 가장 많이 이래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한 대상이 가족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가족구성원도 어차피 나와 같지 않은 또다른 인격체임에도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나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라며, 보상을 바라거나 나의 기준에서 상대를 끼워맞추려고 하죠.
저는 평범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라났지만, 그럼에도 결핍의 감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엄마의 말이 잔소리 이상으로 들리지 않았고, 동생들과도 성인이 된 후에는 다소 서먹서먹했고 아버지는 그저 무섭고 어려운 대상이기만 했죠.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마음의 힘겨움을 가족에게는 쉬이 입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가 뭐였을까를 생각해봤습니다. 편하게 친구처럼 내 모든 걸 털어놓을 유일한 존재이길 강렬히 원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인식,
내가 말하는 본질과는 동떨어진 다른 핵심에 집착할 거라는 예감이었고, 그런 인식과 예감은 한번도 틀린 적이 없이 적중하면서 입을 닿거나 피상적인 말들만 하는 관계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자녀와 친구처럼 지내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실감합니다.
내가 좀 더 잘 안다며 조언을 하지만 나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는 나와는 다른 성향의 아이는 공감할 수 없는 현상들이 반복되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 참는 인내의 과정이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 함께 끼어 있는 감정이라는 걸 느끼며 우리 부모도 많이 참았을 거란 생각을 하지만, 나는 전혀 그걸 느끼지 못했던 거구요. 무엇보다 서로 다른 성향이란 걸 이해나 했을까 싶고. 나도 모르는 아이의 모습과 부모의 강요...그 사이에서 나 역시도 자신을 대하며 그토록 싫어했던 부모를 닮아 있는 모습을 보며, 가족도 타인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객관화를 시켜보는 게 필요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말을 하지 말라고 해도, 다가와 먼저 말을 하겠죠.
상대가 내 말에 어떤 감정이나 판단을 싣지 않고, 어 그랬구나하고 그 상황에선 집중해 듣다가도 금새 시간이 지나면 네 몫이라며 자신의 마음에서는 훌훌 털어버린다면.
그렇게 가족과 적당히 거리를 둔다면, 우리 가족은 조금 더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