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서도 못하는 마음은 아쉬움 입니다.
그런 내가 요즘 키보드와 멀어져 좀처럼 가까워질 수 없다.
남편이 그랬다.
잃어버린 열정은 죽은 자식의 불알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틈만 나면 글을 쓰던 열정이 다소 사그라든 요즘의 나는 그 말에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알아. 안다고.
변명을 해보지만 스스로도 부끄럽다.
아무런 내용도 더해내지 못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나 역시 답답하다.
정리되지 않고 엉키고 설켜 뒤죽박죽인 내 머릿속이.
하지만 글쓰기란 취미는 생존의 문제가 아니기에
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이런 나를 가볍게 비웃듯 내 휴대전화의 화면도 고장이 나서
카톡 조차 음성인식으로 하고 있다.
참 안되려고 할 땐 생각지도 않았던 모든 것이 안풀리고 발목을 잡는다.
(내용이나 필력의 잘이 아니라 술술 막힘 없이 나오는 잘이다.)
100화를 목표로 했던 웹소설 쓰기를 멈추고 손을 놓은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몇 번이고 흰 창을 띄워놨지만, 수습 단계로 들어선 이야기의 마무리가 도통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무도 기다리는 이가 없더라도 언젠가는 이 글의 끝을 내야만 한다.
나의 책임감이자 스스로와의 약속이며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을 내야하는 내 삶의 철칙이다.
또, 욕심만 많은 내 머릿속에는 끝내지 못한 그 이야기와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여럿 비집고 들어섰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허술하여 아름답지 않더라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이런 생각에 사실 "끝"이란 부담이 들어 다시 시작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꾸준하게 성실하게 쓰는 것만이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자 강점이었는데.
요즘 여러모로 참 아쉽다.
우선 순위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해결하고 나면 그땐 좀 나아질까?
기대를 해보며, 아쉬움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