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너 2
소년을 만나자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척을 했다.
내 말에 소년은 귀끝 뿐만 아니라 볼까지 빨개졌다.
우리는 이미 경험을 한 유경험자로서 연애의 과정과 결과를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무조건적인 편견을 갖고 보게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른들의 염려와는 달리 조금 더 순수하게 교제한다.
턱이 절로 괴어지는 재미있는 남의 연애사이다.
애 꺼든 어른 꺼든 남의 연애사는 괜히 듣기만해도
가슴이 몽글몽글 두근두근하는
나는 불혹도 넘긴 찐,아줌마이다.
뜸을 들이며 소년이 꺼낸 말에 나는 의아해졌다.
나의 인정에 소년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던 듯 편한 얼굴이 되었다.
"그렇죠."
묵묵히 듣던 소년의 대답이 기껍다.
인정의 다른 말은 존중이라 생각한다.
소년이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남자로 자라길 바란다.
상대를 배려한 것도 물론 대견하고 좋았지만 그보다 더 자신에게 솔직한 소년을 칭찬해주고 싶었다.
보통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까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지나친 배려 때문에
되려 자신의 감정을 속이거나 덮는 것이 보통인 우리니까.
어쩌면 나 역시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 챙김을 소년은 하고 있는 것이니
이 얼마나 기특한 일인가? 마땅히 칭찬 받을만 하다!
엄마는 여자친구와 헤어져라고 한다시지만,
나는 친구처럼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론 어른으로 조언해주니
그 후로도 소년은 제법 솔직하게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종종 꺼낸다.
이 소년은 첫 여자친구와 이렇게나 생각만해도 좋은 기억과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소년의 몸과 마음도 계속해서 자랄 것이다.
아직은 어려서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어디선가는 벌써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은 사실이다.
먼저 아이였다가 이제 어른이 된 나는 알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갖게될 이중적 잣대와 욕망과 이성의 충돌을.
어쩌면 나의 이 생각 자체가 성급한 일반화로 인해
순수한 아이들의 감정까지 어른의 색을 입혀 더럽히는 것일 수도 있다.
요즘은 이런 문제들을 "고딩엄빠"라는 말로 포장하여 조금 쉽게 접근하고는 있지만,
보통 평범한 일은 아니기에 이성친구를 만나는 아이의 성장을 응원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마음의 소리가 입으로 튀어나왔다.
애를 잡고 무슨 소리를 하냐 싶은 생각에 내 얼굴이 조금 빨개졌다.
어른의 색으로 아이를 본 것이 부끄러웠다.
소년도 나를 변태 보듯 어이 없다는 눈으로 봤다.
"예?"
"아직은 더는 안된다고."
하지만 다시금 나의 진심이 나왔다. 솔직한 순도 100%의 진심이다.
"에이... 더... 안해요."
말 사이 찰라의 정적이 있다는 것은 소년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서 일테다.
나처럼 덩달아 소년의 얼굴도 조금 붉어졌다.
앞으로도 소년이 내게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해줄지 모르겠다.
하지만 소년의 연애가 나는 계속해서 궁금할 것 같다.
아이로 돌아갈 수 없는 어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른의 색을 씌워 보게 될 거면서도
최대한 아이 때의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싶다.
소년의 순하고 맑고 깨끗한 연애를 보며 정화시키고 싶다,
여러번의 연애를 하는 동안 여러가지 색깔로 덧칠해져 어느새 까매진 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