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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좋은나 Aug 11. 2023

내가 크리에이터라구요?

브런치스토리 에세이 게재 두 달의 성과.

내 글을 읽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게 아닌 내 얘기들.


단 돈 천만원으로 용감하게 시작해서 부모 형제 다 떠나 남자 하나 믿고 서울살이 하느라 용 쓰면서 살아온 10년간의 결혼생활 이야기.


돈 때문에 이혼했다고는 했지만 사실 내가 배신을 당한 건 빌어먹을 돈 때문이 아니라 나를 자꾸만 박복의 아이콘으로 만드는 남편놈인 걸. 그 나쁜 놈을 버리지 못하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재혼을 꿈꾸며 사는 이혼 후 그와 나의 이야기.

이혼과 재혼 사이에서 살고있는 이야기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결혼에서 시작해 이혼으로 끝이 날듯하다 끝내지 못하고 있는 이 이야기들은 내가 사는 리얼이고 다큐이다. 그러다보니 내 사정을 아는 가까운 지인들은 모두들 알고 있다.( 나는 숨기거나 포장할 줄 모르고 어지간하면 다 털어내며 사는 사람이니까.)


그런데도 뭐가 그리도 성에차지 않는지 지인들에게 말로 풀어놓는 것으론 내 분이 안풀린다. 그래서 대나무 숲처럼 브런치에다 대고 써갈겨왔다.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그렇게 고작 두 달 된 내가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라니!


오늘 아침 내 필명 아래 생긴 문구 하나에 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그래. 나는 그냥................... 써 갈겼다.

휴대전화로도 쓰고 업무용 PC로도 쓰고.

표준어는 처음부터 모르니까 맞춤법 확인 받아가며 썼다.

그뿐만인가, 걸핏하면 욕도 쓰고 비속어도 썼다.

자랑도 아닌 일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하게 썼다.


말이 좋아 작가지망생이고 뜻이 좋아 꿈이 작가요 지.

난 글 쓰는  배워본 적도 없고, 공부한 적도 없다.

의무교육의 교과과정에서 배운 기승전결,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만 겨우 알다뿐, 그걸 따라하지도 못한다.

거기다 내 이야기는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남과 같지는 않아서 누구나 공감 할 만한 것도 아니다. 


내 불행을 전가하는 것도 아니고

내 아픔에서 위로받으라는 것도 아니다.

내 기쁨을 전해주는 것도 아니고

내 사랑을 본받으라는 것도 아니다.

내 방식이 맞다는 것도 아니고

내 방법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 얘기 들어주고 봐주는 구독자수가 64명이나 된다는 게 그저 신기하고 감사하다.

(제 글이 볼 만 하긴 한가요?읽을만 나요?)


아는 사람들은 알고 봐서 재밌다던데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 글이 어떤지 모르겠다.

주고받고하는 라이킷 품앗이라기엔 내가 인풋하는 글이 워낙 적은 편이다... 흠흠.








구독자 수가 100명에 한참 못미침에도 크리에이터 뱃지를 달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글 발행 수 때문인 것 같다.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한지 두 달 동안 90개의 글이 올라갔다, 거의 매일.


이건 셀프 칭찬을 후하게 해주어야 할 일이다.

기특해, 잘 했어. 쓰담쓰담.



나는 글 아니 글자를 써갈기고 있는 이 순간이 즐겁다. 글쓰기엔 재능도 재주도 없지만 혼자서 재미를 본다.


누군가는 글감을 찾는 게 일이라는데

나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지우개 하나 주방 가위 하나만 봐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그래서 잘 쓰지는 못해도 자주 쓰고 많이 쓸 수는 있다.


또 내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바쁜 일상에서 글쓰기를 통해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잠시나마 현실에서 도피할 수도 있다.  과거로도 가고 미래로도 가고 현재에 머무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지치지 않고 일기처럼 꾸준히 글을 수 있다.









사실 처음에는 내 글을 남이 보든 말든 공감을 하든 말든 그건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조회수에 기뻐하고 라이킷 수에 흐뭇해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그리고 오늘은 이 뱃지 하나가 뭐라고  이리 또 혼자 뭉클해서 잠 못들고 있는 건지.



내가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더 많은 라이킷과 더 많은 구독자와 더 많은 댓글을 바라지만 바라지 않겠다.

그저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여 내일은 조금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길!!!



202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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