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 [온벼리 지음/더케이북스]
저자의 브런치스토리 글 170여 편을
모두 읽어보진 못했다.
다만,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고
저자의 여러 글을 읽던 중에
브런치북 <슬기로운 브런치생활>을 만나게 되었고,
글 속에서 공유된 노하우들로
내 브런치 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팬심으로 도서를 구매했으나,
이 리뷰에는 팬심을 녹여내지 않았음을 밝힌다.
우리는 흔히 아픔을 겪은 이의 기록을 볼 때,
그 고통의 깊이에만 매몰되곤 한다.
그러나 <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내가 이만큼 아팠다"를 말하는 책이 아니다.
아픈 과정들을 통해 저자는 다정한 어른이 되는 법을
깨달았고, 또 그것을 독자들에게 공유한다.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의 울림과 위로와
응원의 말을 조용히 건네받게 하는 책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성인이 된 후 마주한 삶의 예기치 못한 시련들을
가감 없이 고백한다.
작은 섬마을 어부의 딸로 태어나
뱃일 나가신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을 하고 동생들을 돌보며,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자란 어린 시절.
그 시절을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출산했지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프기 시작한 첫 아이를
돌보며 지낸 지난한 시간들.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
투병하는 아이로 인해 응급실을 들락날락하며
겪어낸 고통의 시간들.
하지만 저자의 문장들은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그 시간들을 통과하며 깨달은
'진정한 어른의 태도'에 집중한다.
아픔을 마주하고 치유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글쓰기를 선택했다.
아팠던 시간들을 글을 쓰는 행위로 다시 마주하며
더 아파하며 "아팠다"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대면함으로써 더 단단하게 벼려진 마음을
가지게 된 과정을 말한다.
나 또한 과거의 아팠던 나와 화해하기 위해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많이 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눈물은 전혀 흐르지 않았고,
오히려 단단하고 다정한 마음만이 남았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이, 긴 겨울을 지나는 당신에게 건네는 봄의 위로가 되기를 바랐다.
내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며,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어렵게 세상에 마온 이 책이
당신 마음에도 작은 울림을 주고,
자신을 품고 나아가는 데 작은 힘이 된다면,
나는 더없이 행복할 것이다.
우리의 모습이 다르듯, 삶 또한 제각각이다.
각자의 삶의 무게는 다르지만,
누구에게든 위로와 희망은 절실하다.
혹, 지금 당신의 계절이
겨울의 한가운데일지라도,
부디 너무 아파하지 않기를.
가장 혹독한 땅에서도 작은 희망의 씨앗은
싹을 틔운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p.217)
인덱스로 표시해 두고 수시로 꺼내 읽고 싶을 만큼,
책 곳곳에 단단하고 다정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자주 읽어보며 내 안의 온전한 문장들로 만드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싶다.
이 책은 무겁지도 않지만 결코 가볍지도 않은
균형을 유지하며, 삶의 무게에 휘청이는 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다.
자신의 아픔을 마주할 용기가 필요한 이들,
혹은 어른이라는 이름 아래에 짓눌려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차가웠던 겨울의 땅에서 희망의 싹이 돋아나는
기적 같은 위로가 많은 이들에게 가 닿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