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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 Oct 23. 2024

 [(초기) 사춘기 아이]

아이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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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사춘기 아이]

아이는 이유가 있었다.


초등 저학년 때까지 아니 5학년까지 학원이나 기타 다른 다소 엄마의 욕심이 앞선 것들에 대해서 하자고 했을 때도, 가끔 생떼는 부리긴 해도 곧 잘 따라와 주는 아이였다. 그런데 , 6학년이 된 20204년 여름부터 아이가 부쩍 속을 썪인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괴로워졌다. 그런데, 내가 괴로워하는 것이 아이가 원하는 것이었고, 아이는 목적을 이룬 셈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 됐냐 하는 것을 나는 어제 아이와 잠도 자지 않고,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한 시간 동안이나 대화를 하며 알게 되었다.


 올해, 나는 사실 워킹맘으로서 근 5월부터 8월까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직장은 매우 바빴으며, 개인적으로도 안 좋은 일이 있었고, 아침 7시에 출근을 시작해서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 정도였다. 당연히 지난 시간 동안 아이가 잘 따라와 주었기 때문에, 이제 좀 바빠도 될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소홀히 했던 것은 바쁘기만 하면 괜찮았다. 그런데 바쁜 걸 핑계로 피폐해진 내 영혼은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으로 아이에게 짜증을 부렸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또 생각하면, 아이가 낮동안 아무것도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 난 거고 그래서 짜증을 부렸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느 게 먼저인지 나중에는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나는 화를 내는 빈도와 강도가 강해져 갔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게 그렇게 심한 줄 몰랐다.


  그런데 , 아이의 설명 속의 나는 1, 2학년때만 잘해 주었고, 엄마는 내내 거칠었고, 자기 옆에 없었고, 놀아주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자기를 때리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얘가 6학년이 되고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왜 엄마만 나를 괴롭게 하지?> 나도 엄마를 괴롭게 하고 힘들게 할 거야...


...


...


깊은 깨달음을 느끼고, 나는 변명 아닌 설명을 해주었다.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했고, 착각한 것, 내가 생각하기에 아이가 착각한 것은 너를 저학년 때만 사랑한 게 아니었다. 계속 사랑해오고 있었다. 6학년정도 되어서 사실 엄마가 바쁘다는 핑계로 거칠어졌던 건 인정할게... 미안하다..


 


..


그렇게 오해는 풀렸고, 밤 12시가 다 돼가는 시간이었지만, 아이와 나는 기분 좋게 잠들었고, 그러고 나니 다음날 아침 아이가 늦게 일어나도 나의 독기는 사그라들었고, 아이도 나 출근 후, 혼자 학교에 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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