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내 생일이 되는 밤 열두 시에
다 같이 케이크를 먹기로 했다가
잊어버리는 바람에
십 분이 지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땐 그게 뭐 대단하고 큰일이라고
그렇게 속상해했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시무룩해 있는 나를 보고 웃으면서
"그럼 이렇게 하면 되지!"
하며 시계 바늘을 열두 시로 다시 돌려줬었다.
나는 금세 기분이 풀어졌고
엄마, 아빠의 따뜻한 축하 속에
잔뜩 행복해져서
신나게 케이크를 먹었다.
어른이 된 지금,
가끔씩 그리웠던 기억이
마음에 한 움큼 피어날 때,
그렇게 돌아가고 싶은 그 시절 속에서
내 마음이 길을 잃고 정신없이 헤맬 때.
그럴 때면 생각한다.
그때처럼 엄마가
시계바늘을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글ㅣ이베뜨
일러스트ㅣ이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