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대와 가까워지던
이십 대의 끝자락 어디쯤에 있던 그때.
퇴근하던 어느 날 밤,
유난히도 내가 좋아하는 색감을 지닌 하늘
그리고 촘촘히 박혀 있는 별들,
그 사이를 살포시 바라봤었다.
밝은 듯 슬퍼 보이는 보라색 밤하늘,
어디쯤인가 제자리를 찾은 듯 반짝이는 별들,
따뜻한 밤의 풍경 사이로
약간은 스산한 바람이 내 귓가를 스치던 날.
갑자기 얼큰한 국물에 소주 한잔이 생각났다.
뭐지?
왜 갑자기 술이 생각나지?
나 지금 기분 좋은데?
아닌가?
심란한가?
뭐지?
아, 모르겠다.
그런데 누구랑 마시지?
퇴근길 난데없이 들이닥친 생각들에
버스 정류장 앞에 서서 서성이다가
전화번호부조차 뒤적이지 않고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우리 오늘 한잔 할까?”
집에 들어가니 뜨뜻한 어묵탕 냄새가 솔솔,
금세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는 기분.
엄마는 맥주, 나는 소주로 사이좋게 나눠 마셨다.
그러다 문득,
“엄마, 나 이제 서른이 다 되어 가는데.
왜 나는 아직까지도 어린아이 같을까?
드라마 보면
원래 이 나이쯤은 분위기 있게 바에서 한잔하면서
옛 추억을 회상하다가도 쿨하게 돌아서고,
막막한 상황도 긍정적인 태도로 딱! 돌파하면서!
해결하는 동시에 개척도 하며 성장하고.
뭐 그렇게 멋있게 나오던데 난 왜 이러지?
나는 몇 살쯤 되면 어른스러워 질까?”
라고 하니
엄마가 술잔을 짠! 하며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나도 그래~ 난 언제쯤 어른이 될까, 딸?”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워서
엄마의 한마디 덕에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건지
마음이 휑하다가도 피식피식 웃었다.
삼십 대 중반인 지금,
아직도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기분으로,
여전히 언제쯤 어른이 될까란
의문을 지니고 살고 있지만,
그럴 때마다
그날의 엄마의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여전히 피식피식 웃고 있다.
뭐, 언젠가는 되겠지, 어른!
글ㅣ이베뜨
일러스트ㅣ이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