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기 전 D-13
만날때부터 헤어지는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것이 바로 홈스테이다
이미 돌아가는 비행기표까지 예매해 놓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음 만났을때는 헤어지는 그 시간이 오지 않을것만 같았는데 언젠가 그 시간이 오고 헤어진다
8월에 우리 집에 온 요케와 헤어지기 전 D-13이다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첫째아이는 요케 언니가 갈때까지 15일 남았지, 14일 남았지 달력에 X 자를 긋는 것처럼 나에게 말해주곤 한다
요케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한민국과의 안녕을 준비하는 것 같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도 다녀오고 한국에서만 살 수 있을것 같은 물건들도 종종 사들고 오곤 했다
다행인건 8월에 처음 한국땅을 밟았을때보다 한국어가 정말 많이 늘었다는 거다
아직 너무 어려 친절하게 한국말을 해주지 않는 둘째아이와 한국어로 놀기란 쉽지 않을텐데 요새는 꽤 오랜 시간동안 서로 대화가 통하며 노는 것을 종종 보기도 하고
첫째 아이와는 하루종일 둘만 롯데월드를 다녀오는 등 언어는 장벽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영어를 완벽한 문장 전체를 말하지 않아도 단 한 문장만으로도 바로 알아듣기도 한다 (감사하게도)
함께 "살이"를 같이 했다는 것, 그래서 일상을 계속 접촉하고 있다는 것이 언어를 뛰어넘고 대화가 통한 이유라고 본다
서로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편안함을 느끼게 되다보면 어느새 헤어질 시간이 온다... 맞다 오고야 만다
나도 조금씩 요케와의 헤어짐을 준비하고 있다
첫번째 준비하는 것은 바로 선물이다
나는 대부분 한국적인것을 고르는 편이다. 본인의 고향으로 돌아갔을때 쉽게 살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한국을 떠올리고 싶을때 물건으로나마 기억되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한국의 전통문양이 들어가 있다거나 한국어가 예쁘게 들어가 있는 물건 등을 주로 고르기도 한다
우리집에서 약 5개월정도 함께한 요케에게 한국적인 것 + 좀 더 특별한 무언가를 생각 중이다
5개월동안 함께한 추억이 꽤 되다보니 사진이 많은데 이 사진들을 모아서 사진첩을 만들어볼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을 기억하고 또 우리도 기억해주기를...
우리 첫째의 요즘 고민은 요케 언니가 독일로 돌아갈때 같이 독일로 가고 싶다는 것~
독일로 갈때는 언니와 함께 가니 가겠는데 돌아올때는 혼자 돌아올 용기가 없어서 그게 고민이란다
2~3년 지나 몸도 마음도 많이 큰다면 홈스테이 언니의 손을 잡고 그 나라에도 가보길!
그게 바로 엄마가 홈스테이를 하는 이유 중 하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