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욱 Feb 06. 2023

SaaS 가격정책-950원과 990원 어느것이 맞나요?

가격의 심리학-게슈탈트 '유사성' 이론을 이해해 봅시다.

지난 두번의 SaaS 가격 정책 전략모델과 전술에 관한 글을 읽으신 분들이 주신 여러 질문중에 대표적인 것을 뽑아 제 생각과 의견을 달아봅니다. 아직 지난 두개의 글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링크를 남깁니다.


SaaS 가격 정책 전략과 모델

SaaS의 대표적인 가격 전술 8가지


오늘 다루어 볼 질문은 이것입니다. (질문 내용을 일반화 하였습니다.)

"저희는 곧 SaaS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가격정책은 무료와 유료로 나뉘어져 있으며, 유료정책은 무료플랜에 몇가지 특별기능을 추가하여 배포예정입니다. 유료 가격은 월 2만원에 근접한 가격으로 책정하려고 합니다. 이런 경우 단수매력가격 (Charm Pricing) 전술을 사용하여 19,900원에 출시할까 하는데 잘 접근하는 것일까요?"


가격 전술의 선택에는 정답은 없습니다. 사용자/고객이 느끼는 품질과 가치만큼 청구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겠지만, 가격 전술은 최종 목적은 그 숫자의 시각화에 큰 영향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획자, PM이나 기업의 리더라면 고객이 편안히 느낄 수 있는 심리를 알아야 합니다. 즉 훌륭한 리더는 이런 숫자의 심리학이 시각적 인식에 기초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의 눈이 여러분의 제품 가격 숫자를 만났을 때 그들의 마음은 어떻게 반응할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게슈탈트 원리 Gestalt Principle

인간의 두뇌는 구조, 논리 및 패턴을 볼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상과 고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920년대에 독일 심리학자 그룹은 게슈탈트 원리(Gestalt Principle : '형태, 모양'이라는 뜻의 독일어)라고 하는 사람들의 시각적 인식이 주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관한 이론을 개발했습니다. 그 이론에는 보통 7가지 원칙을 이야기하는데 오늘은 위의 질문에 대한 조언을 드리면서 그 중의 하나 유사성 (Similarity)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유사성 Similarity

이 원칙은 사물이 서로 유사해 보일 때 우리의 시각은 그것을 함께 그룹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들이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갖습니다.

예를 들어, 밑의 이미지에는 모양에 따라 원과 삼각형이라는 두 개의 개별적이고 뚜렷한 그룹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출처: https://creativebeacon.com/design-principles-part-one/

유사성은 요소의 모양(Shape), 크기(Size) 및 색상 (Color)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색상 및 구성과 같은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사용하여 유사한 그룹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유사도가 높은 개체를 서로 다른 개체 그룹과 혼합하면 뇌는 서로 간의 관계를 이해하려고 시도할 수 있도록 개체 간의 연결을 만드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합니다.


가격 숫자의 그룹화, 공간크기 상속

오늘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단수매력가격 (Charm Pricing) 전술을 사용한 19,900원이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단수 매력가격을 사용하는 이유는 20,000원 보다 훨씬 작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1. 이렇게 19,990원 또는 19,900원 같은 가격 표시는 가격을 고정했다는 느낌이 강하기에 즉 더 이상 할인이 안된다는 심리적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2. 19,900원 29,900원과 같은 가격표시는 그 가격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소비자 심리 효과를 가져와서 제품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게슈탈트의 유사성 원리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우리의 두뇌는 순식간에 가격 숫자를 도형이나 색깔과 마찬가지로 유사한 숫자들로 그룹화합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이러한 그룹은 그 만큼의 공간 크기를 상속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렇게 반복되는 숫자는 그룹화 효과에서 공간적으로 더 크게 보이기 때문에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9,900원과 9,300원을 들어보죠.

숫자가 무의적으로 그룹화되고 공간상속이 이루어진다.

즉 이 공간크기의 차이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9,300원은 9,900원과의 실제 차이보다 더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즉 9,900원은 이렇게 9라는 두개의 의미있는 숫자를 하나의 크기로 그룹화하기 때문에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는것입니다. 

여기서 사용한 또 하나의 기술은 '하향 모멘텀 (downward momentum)'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숫자가 오른쪽으로 진행하면서 작아지는 느낌을 만드는 효과입니다. ( 가격숫자가 9에서 3으로 진행하면서 더 크게 떨어진것으로 느껴집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오늘의 질문에 대한 답은 만약 제가 가격에 대한 결정권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다면, 19,900원 가격보다는 19,500원이나 19,200원과 같은 전술을 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많은 분들이 프로덕트의 성능을 이야기 하면 "객관적으로 측정된 산출물(스펙)"에 대한 평가만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프로덕트의 성능은 여러분이 제품에 대한 고객의 기대와 가치에 따른 영향력을 포함해야 합니다. 물론 가격정책도 그 성능에 포함되는 중요 요소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많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은 이런 정의에 혼란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작업결과에 대해 매우 성능이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좌절하거나 자신의 전문성 및 노력의 가치를 과소평가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프로덕트의 성능은 실험실이나 개발실의 사양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되고, 사용자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사용하면서 적절한 보상을 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가격 정책과 전술은 하나의 큰 성능 요소가 됩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에 늘 큰 응원을 보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