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NIA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 디지털서비스 이슈리포트 > 2023년 4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본 글 'AI로 무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B2B 제품 포트폴리오'을 이곳 브런치에서도 공유합니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발표한 생성형 AI 기술인 코파일럿과 애저에서의 OpenAI 서비스에 대해 다루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라인은 가장 기저에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가 기반으로 동작하고 그 위에 개발자, 사용자, 비즈니스로 나누어진 3개의 플랫폼으로 나뉘어 있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탑재한 개발자 플랫폼과 최종 사용자 플랫폼은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기능으로 이미 충분히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점효과를 지렛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진정으로 겨냥하는 것은 비즈니스 응용프로그램 시장에서 그 점유율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다.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고객관계관리 (CRM), 공급망 관리(SCM), 인적자원관리(HRM) 등과 같이 3개의 알파벳으로 표현되는 기업용 프로그램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가져 본 적이 없다. 그곳에는 SAP, 오라클, 세일즈포스와 같은 전통적인 강자들이 오랜 기간 시장을 리드해 왔을 뿐만 아니라, B2B시장 특성이 마이크로소프트가 꾸준히 발전시켜 온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닌 고객 비즈니스에 따른 커스터마이즈 생태계 우선이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최종사용자와 기업 사용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와중에 퍼블릭 클라우드가 디지털 전환의 대표로 인식되며 기업에서도 온프레미스 시대라면 당연했던 상세한 기능 커스터마이즈 요구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어렵기에,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표준 프로세스와 기능에 업무를 맞추는 패러다임으로 바뀌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큰 기회의 시장이 되고 있다. IDC의 조사에 따르면 2026년까지 조직의 85%가 인간과 AI를 혼합한 구조를 가질 것이며 그 결과 생산성이 25% 향상될 것이라고 한다.[1] 그러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AI로는 가장 앞선 기술을 제품군에 통합하여 다른 경쟁 기업이 갖지 못한 차별점을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지난 4월 4일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이벤트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전통적인 경쟁자들을 겨냥한 지난 40년간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경험과 일하는 방법을 바꾸겠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생성형 AI기술을 모든 비즈니스 응용프로그램에 통합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개발자와 사용자 플랫폼에서 사용된 코파일럿이 비즈니스 플랫폼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다이내믹스 365, 파워 플랫폼의 발표 내용을 정리하며 그것이 갖는 의미와 시사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다이내믹스 365는 기업이 운영, 고객, 직원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응용 프로그램 집합이다. 여기에는 재무, 공급망 관리, 인적 자원, 프로젝트 운영, 고객 서비스, 영업, 마케팅 등을 위한 모듈이 포함되어 있다. 즉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총집합이다. 이 제품군은 파워플랫폼과 팀즈 제품과 통합되어 산업별로 특화된 패키지 제품을 제공한다.
이번 전체 패키지 릴리스에 코파일럿이 처음으로 통합되었다.
고객 센터의 79%는 운영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AI를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2]
Dynamics 365 고객 서비스의 코파일럿은 사용자의 복잡한 질문에 관련 답변을 실시간으로 얻고, 이메일 및 채팅 답장에 대한 맞춤형 제안 기능을 제공한다. 상담원은 고객에게 정보 전달을 하기 전에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검토하고 개인화 서비스를 위해 편집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코파일럿이라는 도우미가 고객 서비스 워크스페이스에 직접 내장되어 있어, 업무 흐름 가운데 사용할 수 있는 고객 정보 콘텍스트를 모두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한 생성형 AI기능을 제공하는 가상 챗봇 서비스를 사용하여 회사 웹사이트와 내부 지식 기반에서 답변을 작성할 수 있다.
이 의미는 가상 챗봇이 관리자의 지속적인 업데이트 없이도 처리할 수 있는 문의의 범위가 넓어지는 확장성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즉 챗봇이 기본적인 업무처리를 하고 고수준의 개인화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상담원이 그 콘텍스트를 이어받아 코파일럿의 도움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게 된다.
위의 그림과 설명해 보면,
1. 상담원이 모니터 할 수 있는 고객과 가상 챗봇이 대화를 나누는 화면
2. 고객의 모든 서비스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영역
3. 이번에 새로 도입된 상담원이 코파일럿을 이용하여 내부 데이터 소스를 사용하여 답변을 제공
4. 코파일럿이 제공한 정보 책임성 확보를 위해 해당 출처를 참조할 수 있는 링크.
코파일럿은 기업 조직의 내부 지식과 커스터머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했기 때문에 관련성 있는 이메일 답변을 작성할 경우에도 사용하며, 새롭게 얻어진 업무 경험은 다시 되먹임 되어 학습 자료가 된다.
기존의 다른 ERP 경쟁 기업도 챗봇 서비스나 고객 정보를 화면에 시각화하고 실시간 분석을 해 주는 기능은 제공했지만, 역시 차별 부분은 새롭게 등장한 코파일럿 서비스이다. 일반적으로 숙련된 상담원이 아니면 회사 내부에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검색하고, 꼭 해당하는 답변을 하는 것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인데, 이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런 코파일럿 서비스가 기업의 ERP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닐뿐더러, 경쟁 기업 역시 곧 비슷한 서비스 출시가 이루어질 것이기에, 절대적 차별화 요소로는 부족한 면이 보인다.
대부분의 기업은 사일로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고 CRM 시스템에는 영업, 마케팅, 서비스 등을 위한 서로 다른 도구와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다이내믹스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데이터버스라는 개념으로 통합한다. 모든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같은 데이터 저장소를 쓴다는 것은 꽤 장점이 많다. 데이터가 이동하는데 변환이나 릴레이를 하는 지연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별도의 규정 준수를 확인해야 할 필요도 없다. 역시 세일즈 마케팅을 위한 패키지에서도 코파일럿이 눈에 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담당자가 직접 엑셀이나 CRM시스템에 접속하여 데이터를 조회하지만, 이번 릴리스에서는 자연어를 사용하여 고객 데이터를 쿼리하고, 단순히 쿼리 응답을 받는 것 뿐만이 아닌 그룹화 및 숨겨진 패턴과 같은 인사이트도 함께 제공한다.
이 외에도 코파일럿은 고객 정보를 활용하여 적합한 어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자연어를 입력으로 사용하여 CRM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메일을 작성하고 개인화 제안을 제공한다.
기업의 데이터 사일로 현상은 관리와 유지에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데이터 통합이 꼭 그것의 목표는 아니다. 기존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레거시 시스템도 많을뿐더러 통합되고 난 후 퍼포먼스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데이터가 기준을 갖고, 서로 필요한 부분만을 공유하며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디지털 전환의 베스트 프랙티스다. 또한 하나의 플랫폼 제공자에만 묶여 버리게 되면 여러 기술적 도전의 큰 어려움이 올 수 있다.
파워플랫폼은 다양한 비즈니스 시나리오에 맞는 솔루션을 빌드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집중하고 있는 로우코드 플랫폼으로 파워 BI, 파워 앱스, 파워 오토메이트, 파워 버추얼 에이전트, 파워 페이지, 이 다섯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공통 데이터 모델과 다른 서비스에 대한 수백 개의 커넥터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앱과 웹 사이트를 만들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챗봇을 빌드할 수 있다.
IDC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5억 개의 앱이 더 만들어질 것인데, 이는 지난 40년 동안 만들어진 모든 앱보다 더 많은 수이고, 이것에 따라 4백만 명의 개발자가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3] 개발자가 많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빠르게 만들어 내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는 의미이다.
이번에 새롭게 소개된 파워 플랫폼의 주요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살펴보자.
파워 앱스는 이번 릴리스로 개발자는 코파일럿과의 직관적인 자연어 대화를 통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빌드하고 배포할 수 있고 로우코드 제작자는 대화형 채팅 환경을 통해 인사이트 얻고 분석을 할 수 있다. AI 어시스턴트와 자연어를 사용하여 앱 제작에 도움이 되는 쿼리를 생성할 수 있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수명 주기 관리 기능(ALM: Application Lifecycle Management)을 출시한 파워 페이지는 전문 개발자와 로우코드 제작자 모두 한 환경에서 다른 환경으로 웹사이트 구성을 마이그레이션 할 수 있다. 가상 테이블 및 클라우드 플로우 통합을 통해 이제 파워 페이지를 외부 데이터 소스 및 서비스에 원활하게 연결할 수 있다.
파워 오토메이트에서는 새로운 플로우를 간단하게 만들고 자연어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AI 빌더를 위한 새로운 DB 강화 기능, 자동화 가능한 작업을 함께 보고 관리할 수 있는 작업열, 추가 설치 및 암호 관리가 필요 없는 데스크톱 플로우를 위해 간단하게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챗봇 작성을 도와주는 파워 버추얼 에이전트는 단일 대화형 AI 스튜디오인 새로운 통합 작성 캔버스를 제공하며, 이제 GPT 챗봇으로 강화되어 제공된다. 또한 애저 코그너티브 서비스와의 통합을 통해 전문가부터 개발자까지 모든 크리에이터가 봇 제작을 할 수 있다.
파워플랫폼은 생성형 AI의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기능라인업을 소개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어시스턴트로서 사용자 경험의 AI
•개발자가 더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생성형 AI
새로운 GPT 기반 기능을 탑재한 로우코드 개발 기능은 개발시작부터 AI 빌더 서비스의 도움을 받고, 업무 플로우 자동화를 위한 AI오토메이션 기능을 사용하는 플라이 휠을 구축했다. 프로그래밍에서 자연어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고, 개발자가 코드 스니펫이나 수정 사항을 찾기 위해 스택오버플로우(stackoverflow.com)나 다른 개발자 포럼을 찾아다니는 대신 코파일럿의 도움을 받는 변화를 경험 할 수 있다. 사용자가 더 이상 검색, 보기 및 필터를 통해 데이터를 탐색하지 않고 즉각적이고 응답이 빠른 AI 사용자 환경을 찾는다면 AI 빌더나, 오토메이션, 분석과 같은 도메인 전문성을 가졌던 경쟁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다이내믹스 365의 재무, 인사 프로그램과, 공급망 관리 프로그램(SCM)이 소개되었으나, 몇 가지 기능 개선 이외에 특별히 눈에 띄는 AI기능은 소개되지 않았다. 이번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 SCM의 경우 엔터프라이즈 급의 다양한 산업에 적합한 ‘조달’ 또는 ‘소싱’을 갖춘 광범위한 제품이라기보다 중소기업을 목표로 한 개별 제조 및 소매 부문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 부분에서 SAP ERP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의 협업 발표[4] 는 이 부분을 메꾸기 위한 포트폴리오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빌드나 이그나이트와 같은 연례 이벤트에 비하면 이번 새로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발표는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전방위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전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 개발자 구인난도 계속되지만, 새로운 AI기능을 탑재하면서 더욱 빠르게 제품 출시를 요구하는 시장 압박 상황도 계속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 플랫폼을 이용한 로우코드, AI 빌더 접근법에 대한 시도는 경쟁우위를 가지려는 기업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1] IDC, “IDC FutureScape: Worldwide Digital Transformation 2022 Predictions”, Oct 2021
[2] Businesswire, “ 79% of CX Leaders Plan to Increase Investment in Contact Center AI and Automation”, Jul 11, 2022
[3] IDC, “Quantifying the Worldwide Shortage of Full-Time Developers”, Sep 2021
[4] SAP, “Collaborative ERP integrates the best of SAP S/4HANA Cloud, public edition with Microsoft Teams”, Nov 22,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