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만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지난해 연말에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와 BG2와의 통찰력 넘치는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레거시 검색과 소비자 AI', 'AI 에이전트의 미래', '마이크로소프트 내 AI 활용', 'Open AI의 수익 전환'등 흥미로운 주제로 꽉 찬 인터뷰였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시간 내서 꼭 인터뷰 전체를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저는 그중 이 인터뷰의 39분에서 50분까지에 해당하는 "코파일럿 접근법" 주제 대화 첫 문장에 나온 'Collapse'라는 단어 하나를 통해 많은 유투버와 블로거들이 "SaaS회사는 모두 붕괴될 것" 혹은 "SaaS 기업은 모두 죽었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 진실을 오도하는 부분에 대해 사티아 나델라가 진짜 의미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드리며 바로 잡고자 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음 시장 목표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기업용 솔루션인 다이내믹스 제품군은 아직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 AI 에이전트인 코파일럿을 앞세워 단순한 AI 도구가 아니라, 업무와 생산성을 조직화하고 보조하는 지능형 에이전트로서 정의하고 이를 통해 기존 애플리케이션의 역할을 재구성하고, AI 기반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 합니다.
Copilot은 데이터를 단순히 검색하거나 보여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워크플로우를 조직화하고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를 통해 Copilot은 모든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며,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합니다.
Copilot은 완전한 자율성을 목표로 하지 않고, 사용자의 판단과 결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강조합니다.
- 사용자 중심 설계: 사용자는 Copilot이 제공하는 제안을 수락하거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작업의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예: 사용자가 특정 보고서를 생성하고 싶을 때, Copilot은 데이터 분석을 제안하고, 초안을 작성한 후 사용자에게 검토를 요청.
- "AI가 모든 것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나델라는 Copilot이 사용자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사용자와 협력(co-piloting)하며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도구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업무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고, 작업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Copilot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연결하고, 이를 안전하게 활용하여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 데이터 연결 및 일관성 유지: Copilot은 CRM, ERP, 이메일 등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하여 데이터를 검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
- 안전성과 신뢰: Copilot은 사용자 권한 및 데이터 보안을 철저히 관리하여 민감한 데이터가 적절하게 사용되도록 보장.
** 바로 이 부분이 "SaaS회사는 모두 붕괴될 것"이라는 많은 오해를 만들었는데요. 원문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I think the notion that business applications exist that's probably where they'll all collapse right in the agent era"
즉 나델라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개념이 에이전트 시대에는 무너질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무너지는 대상은 기업이 아니라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개념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SaaS 애플리케이션은 본질적으로 CRUD(Create, Read, Update, Delete) 데이터베이스와 비즈니스 로직의 조합이고, 데이터 입력, 검색, 수정, 삭제와 같은 작업이 UI 계층을 통해 시작되어 백엔드를 통해 제공된다.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베이스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기존 애플리케이션의 역할 (Front End + Back End)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 및 작업 수행이 에이전트를 통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계층의 필요성이 감소할 것이다. 즉 자연어나 프롬프트로 직접 '비즈니스 로직'이 전달되므로, UI를 담당하고 있는 프론트엔드와 백엔드의 역할이 약화될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이 의미를 다시 풀어보죠.
에이전트는 단일 데이터베이스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데이터 소스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 이것은 기존의 비즈니스 로직에서도 적용되는 예 이기에 꼭 에이전트 기반이라고 하기에 무리이긴 합니다만, 기존의 비즈니스 로직은 미리 정해진 (hard-wired) 규칙에 따라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한다면, 에이전트 기반이 되면 어떤 상황에 어떤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는지는 그 요청에 따라 정해지게 됩니다.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에서 비즈니스 로직은 특정 소프트웨어/서비스의 스펙으로 내장되어 제공됩니다. API로의 제공도 마찬가지죠. 주고받는 규약이라는 게 매우 확실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그 규약에 따라 프론트엔드 UI와 백엔드가 상호 작용하게 되어있죠. 에이전트 시대에서는 이 비즈니스 로직이 AI 계층(AI Tier)으로 이동하며, 에이전트가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로직을 자동으로 학습하고 실행합니다.
사용자는 UI를 통해 action을 요구하지 않고, 에이전트를 통해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고 결과를 받을 수 있음.
사용자의 자연어나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검색하고, 필요한 작업을 실행하며, 결과를 반환하는 방식의 에이전트의 지원을 위한 AI-tier 구축이 필요하다. 물론 더욱 철저한 수준의 거버넌스, 프라이버시, 보안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덧붙여, 기존의 SaaS 사용자를 위해 데이터 및 서비스 호환성을 위해 기존 아키텍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SaaS는 더 이상 독립적인 애플리케이션으로 존재하지 않을 수 있으며, AI 에이전트가 여러 SaaS 도구를 통합하는 중심이 될 것이므로 비즈니스 워크플로우를 중심으로 한 베스트 프랙티스가 딜리버리의 핵심이 될 수 있다. 개발자는 에이전트의 설계, AI 모델 통합, 데이터 통합 전략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온다고 해도 인류가 서로 간에 비즈니스가 필요한 이상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은 사라지거나 붕괴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사용하고 구현하는 기술 패턴이, 컴퓨터 명령어를 입력하는 시대에서 클라이언트-서버 모드로, 웹/모바일 서비스로 진화했듯 또 다른 패러다임을 맞을 뿐이겠죠. 여전히 사용자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하며, 유지 보수하기 용이한 시스템 구조는 변함없이 필요합니다. 대신 화면을 이용하지 않고, 보다 자연스러운 입력 방법을 통해 지금까지 복잡하다고 생각해 왔던 결과 값들을 제공하는 변화의 노력이 필요할 뿐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