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지난 4월 중순부터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단순히 '좋아요' 이상을 보증할 때 '더블 썸업(double thumbs up): 쌍따봉' 이라는 새로운 사용자 평가 옵션 UI를 공개했습니다. TV, 웹, Android 및 iOS 모바일 장치의 싫어요 와 좋아요 버튼 옆에 이 옵션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추천 엔진(NRE: Netflix Recommendation Engine)은 매우 정확하고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넷플릭스 시청자 활동의 약 80%가 엔진의 개인화된 추천에 의해 주도됩니다. 개인화 엔진에 관한 리포트에 따르면 NRE는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한다고 합니다. 이 개인화 엔진의 성능을 따라올만한 서비스는 아마존의 상품 추천 서비스외에는 아직 어떤 기업도 없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쌍따봉 기능은 넷플릭스가 등급 시스템에 대해 5년 만에 업데이트한 새로운 것입니다.
현재 "좋아요" 와 "싫어요/맘에 안 들어요" 버튼만으로도 시리즈나 영화에 대한 느낌을 알려주는 좋은 방법이고 그 평가 결과로 사용자의 취향에 더 잘 맞는 리스트을 얻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넷플릭스는 왜 이런 UI를 추가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일까요?
넷플릭스의 설명으로는 감정이 단순히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을 넘어 정말로 그것에 빠져있을 때 그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는 추가적인 방법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이 버튼의 이면에 있는 아이디어는 이전의 좋아요 및 싫어요 버튼으로 넷플릭스는 사용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이해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입력된 데이터는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데 사용되었겠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의 감정은 단순히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새로운 두 개의 엄지손가락 위로 버튼이 도입되어 사용자는 이제 플랫폼에서 자신의 추천 사항을 추가로 미세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미치도록 좋은 경우도 있겠지만, 미치도록 싫어하는 경우도 있긴 할텐데요. 뭐 추천 알고리듬에선 어느 정도의 싫어함은 추천 안하면 되니까 필요 없을 수도 있겠네요.
넷플릭스의 설명을 해석해 보면, "좋아요"는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알려주므로 이 응답을 사용하여 그것과 유사한 추천을 제공합니다. "쌍따봉"은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알려주는것을 넘어서, 추천 사항을 더욱 구체적으로 심도있게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오징어 게임>을 좋아했다면 그 출연한 배우들이나 감독이 연출한 작품, 혹은 비슷한 장르의 영화 리스트가 추천에 올라올것이라고 합니다.
아마 넷플릭스가 과거에 어떤 평가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지 기억하시는 분은 거의 없을겁니다. 바로 유명한 5개 별점 시스템을 사용했었답니다.
이 별점 시스템이 그 이후 '좋아요' '싫어요/맘에 안들어요'로 바뀐 이유는 "아주 올드"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당시 프로덕트 담당 부사장 토드 옐린이 말한바 있습니다. 그 이후 현재까지 단순함을 유지하다가 다시 새로운 평가 옵션을 추가한것은 넷플릭스가 "소비자들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과 정말 사랑하는 프로그램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사용자 피드백에 따른 결정입니다.
김 PM의 눈에 보이는 쌍따봉-더블 썸업 기능을 좀 파헤쳐 볼까요 (물론 제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예상해 봐야할 점은 '쌍따봉' 버튼을 선택했다는 것은 '좋아요' 보다 분명 가중치가 적용되지만 이것이 단순히 산술적으로 두 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이야기한 'Like'와 'Love'에 주목해 봐야 합니다.
가중치만 다를뿐이 아니라 속성 자체가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가중치의 증가속도(acceleration)도 아마 다를겁니다.
즉 'Like(좋아요)'의 속성은 선형linear의 형태를 띠고 쌓이는 누적숫자를 통해 추천 알고리듬이 존재한다면, 'Love(쌍따봉)'은 가중된 증가 속도로 추천 알고리듬이 동작할것입니다. 즉 500개의 좋아요 보다, 100개의 쌍따봉이 훨씬 더 추천 알고리듬의 우선순위로 동작할 것입니다. 'Love'라고 하는 감정의 강도가 이 우선순위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Love(쌍따봉)은 단순히 유사한 프로그램의 추천 뿐이 아니라, 감독이나 출연진, 비슷한 장르의 추천은 기본이고, 사용자가 반복해서 시청한 구간이 있다면 그 부분에서 의미를 뽑아 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가 중간에 시청을 멈추고 그 후에 다시 시작했다면,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도 추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지표들은 사실 Like만으로도 추적할 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Love라는 상위 우선 순위에 의한 추천을 시도하는 것이고, 그 차별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이 새로운 기능의 성공지표를 측정하기 위해서 "버튼 조회수 추적"을 할겁니다. 이것은 사용자가 실제로 이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미 많은 프로덕트가 추적하는 핵심 메트릭입니다.
항상 간결하고 극도로 단순함을 추구하는 넷플릭스가 새로운 UI를 추가했다는 작은 이벤트로부터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더욱 개인화 하려는 노력을 확인하는 일은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