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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욱 Sep 09. 2022

멘토링의 효과가 없는 3가지 경우

올해 들어 대기업 기술 그룹의 자문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또 다른 대기업 재단에서 멘토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있다. 내 쓸모를 발견해 주고 필요하다고 하니 감사함으로 임하고 있지만, 정말 효과가 있는것일까는 갸우뚱하다.


멘토링을 요청하는 타입은 보통 세가지 정도를 기대하고 다가온다.


1. "좋은 조언"을 듣고 싶다.

2. "피가되고 살이 될만한 비슷한 경험 이야기"가 필요하다.

3. "상황을 시원하게 뚫고 나갈만한 현인의 지혜" 가 혹시 있을까 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공맹의 지혜는 택도 없고, 좋은 조언이라는 것도 자신이 없다. 그나마 갖고 있다면 "그냥 내 분야에서 30년 정도의 시간을 통해 겪은 경험"정도이다. 나 역시 나의 멘토에게서 "그 만의 경험"을 들었던것이 제일 도움이 됬듯 말이다.


중요한 사실은  좋은 조언이나 지혜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어디에나 있어 별로 품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책을 봐도 되고, 좋은 신문 잡지에도, 유투브에도 널려있다. 인터넷 사이트를 30분만 뒤져보다 보면 "세상에 이런 좋은 지식과 지혜가 있다니" 하는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비용을 거의 안들이고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종종 제품 출시, 시장 개척, 또는 구인/구직에서 자주 실수를 한다. 어느 순간 되돌리기엔 너무 큰 값을 치뤄야 할 수도 있는 실수말이다. 



수많은 해답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에서 왜 그런 실수를 하는것인지 멘토링의 경험상 3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수 있다.


1. 확신을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

가장 많은 경우다.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정하고 멘토를 만나러 오는 경우다. 실제 이 경우엔 조언이나 경험, 지혜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순히 자신의 결정이나 신념에 대한 "확신 Reassurance"을 원한다. 본인들의 직감과 결정이 옳고, 이게 통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확신' 말이다. 

이런 경우 내가 최고 능력자 멘토레벨로 올라가는 방법은 매우 쉽다. 그냥 '그 확신'을 그들이 사용하는 같은 단어를 소비하며 '지지선언'을 해주고 뒤에 응원의 일갈 '화이팅' 한마디만 하면 된다. 만약 "음... 그게 아니라" "그것 보다는..."으로 시작하는 즉시 나는 '무능력하고 절대 도움 안되는 멘토'의 레벨로 자유낙하한다.


2. 안되는 이유를 집요하게 찾는 경우 

두번째 경우도 흔한 경우다. "지금 멘토님께서 하는 말씀은 '누군가'에게는 통하고 유익할지 모르나, 나에게는 해당이 안되어 적용할 수 없다"고 하는 경우다. "음... 우린 그만한 사이즈가 아니어서", "이곳은 실리콘밸리가 아니어서", "좋은 디자이너를 구할 수 없어서" 이유도 가지각색이고, 이유의 숫자도 많다. 이유를 댈때마다 그게 아니고 해볼수 있다를 이야기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신박한 새로운 "안되는 이유"를 찾아오는지 존경스럽다.

그들에게 멘토는 "우리를 잘 알지 못하고 우리가 처한 상황은 특별한 상황을 이해못하는" 꼰대일 뿐이다. 멘토 역시 그 상황을 겪어 봤을 수도 아닐수도 있지만, 경험상 느껴지고 학습한 것을 나누어 주려는데, '특별한 상황'만을 강조하면, 제갈양이 와도 별로 나누어줄 밑천이 없을듯한 경우이다.


3. 실행력 부족인 경우 

조언을 매우 집중해서 듣고, 고개도 끄덕이고, 감사의 표현도 한다. 문제는 실행이다. 자리에 돌아가면 고개를 끄덕인것을 실행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조금 지나 또 다른 멘토를 찾아간다. 조언을 듣고 돌아온다. 다시 반복한다. 멘토링을 받은것으로 다 익혔고 바뀌었다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 타입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해야할까, 절대 실패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런 스타트업 리더를 보면 좀 짠하다. 좀 더 실패에 관대한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너무 완벽한 모습만 요구하는 사회가 그들의 용기를 다 먹어치운 모습같아서이다. 이런 경우엔 어느 순간 모멘텀을 놓쳐 동료들이 떠나고, 경쟁에서 처지기도 한다. 



위의 3가지 이유로 멘토링을 1-2회성의 단기로 하는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되도록이면 피하고, 오래 옆에 있어 주는 관계를 선호한다. 멘토링 역시 사람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험 공유 서비스이기에, 그 관계는 편해야 하고, 길게 가야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다. 멘토링 후에 집중 워크샵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기간을 갖고 인큐베이션을 같이 해 주는 프로세스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요즘엔 멘토링을 시작할때면 꼭 이 말을 한다.

"훌륭한 멘토가 없고, 멘토의 지혜가 부족하고, 나와 딱 맞는 환경에서 조언을 해 줄 사람이 없다고 하기보단, 무엇이든 경청하고 용기있는 선택과 적용, 실행을 해보세요. 그것이 차이를 만들겁니다. 대화할 준비가 되셨나요?"


주위에 멘토가 되실 분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다가가세요. 여러분들은 샤이해지면 안되요. 그럴 시간도 권리도 없답니다.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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