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움이 가져오는 깨달음

부담스럽다. 이게 과연 나에게 필요한 책일까?

by 사이

책이 멀어질 때. 그럴수록 더 많은 책을 곁에 두자. 보기 싫을 정도로 책이 쌓여만 가면 어떤 책을 포기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모든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내게 맞는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내게 맞는 책을 고르기 위해서다.


그중에 고전은 어떤 책 보다 큰 부담을 가져다준다. 첫 장을 펼치는 것부터가 부담이 된다. 한 번 읽으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읽기 시작하기가 두렵다. 처음 책을 읽을 때 두 달에 걸쳐 읽은 책이 있다. 한 페이지를 읽으면 스르르 잠에 빠져 버렸다. 이걸 과연 읽어야 하는가? 기억에 남는 것도 없는데 읽어야 하는가? 그건 기억하기 위해서 읽었던 것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읽을 수 있을지 실험해 본 것이다.


요즘은 책을 멀리 한다.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니라 몸이 피하고 있다.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일까? 그래서 반대로 책을 매일 들고 다니고 눈에 보이는 곳에 그 책들이 보이도록 놔둔다. 읽어 볼까? 한 권 한 권 첫 페이지를 읽어 보고 뭔가 느낌이 오면 조금 더 읽어 본다. 여러 권을 한 번에 읽는 게 가능 한가?라고 의문을 품었던 적이 있다. 결론은 가능하고 그렇게 해야지 지루함을 없앨 수 있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난 이제야 그 느낌을 얻었다.


책은 목적을 두고 읽어야 한다고 한다. 내 순수한 목적은 뭘까? 지식? 지혜? 난 그저 내가 미치지 않기 위해 사람다운 사람으로 배려와 존중을 하고 싶어 읽는다. 문제는 이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니 도전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에 대한 인내가 생겼다. 결국은 경제적 문제도 해결해 준 게 아닐까?


책이라는 것.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부터 시작된다. 도움이 되는 책만 읽어야 할까? 그렇다고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난 적어도 내 마음의 평온을 위해 읽는다. 딴짓거리를 하는 시간에. 운동도 하지 않는 시간에. 잠시 작가의 시선으로 담긴 공간에 들어가 본다. 오래지 않아 책이 내 가슴을 덮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머리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리겠지만 은근히 책을 이불 삼아 잠을 청할 때 기분이 좋다. 이상하지만. 부담을 느끼지 말고 읽자. 뭐 어떠하리. 그저 읽는 것이지. 그러면서 나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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