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의 삶
어둠 속에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깊은 지하 감옥에 갇힌 채 굵은 쇠사슬에 결박된 맹수가 여전히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죄된 본성의 모습입니다.
십자가의 능력으로 이 짐승은 이미 결박되었습니다. 한때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우리의 삶을 지배했던 그 힘은 이제 꼼짝할 수 없도록 묶여 있습니다.
하지만 결박되었다고 해서 조용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지르며 우리를 향해 이빨을 갈고 있습니다. 그 소리는 지하실 벽을 타고 올라와 우리의 귀를 파고들고, 우리의 육신은 그 소리에 반응하며 떨림을 멈출 수 없습니다.
이것이 성화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현실입니다. 마음으로는 하나님을 향해 달려가고 싶어하지만, 발목에는 육신이라는 무거운 쇠공이 달려 있습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땅에 끌리는 쇠사슬 소리가 쨍그랑거립니다. 때로는 그 무게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무거워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걷습니다. 은혜받은 자의 발걸음은 비록 더디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쇠공을 끌고 가는 소리가 아무리 시끄럽고, 지하실에서 올라오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아무리 무섭더라도, 우리 앞에는 생명의 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화입니다. 육신이라는 쇠공을 찬 채로도 계속 걸어가는 것, 짐승의 울부짖음을 들으면서도 하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 무거운 짐을 지고도 포기하지 않고 생명과 은혜의 법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로마서 7:21 - 25
21.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22.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23.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2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이 그림은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가 1951년에 완성한 유명한 회화 작품인《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 박힘(Christ of Saint John of the Cros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