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가 있습니다.
사랑에는 다양한 향과 맛, 질감이 있다. 어떤 사랑은 한껏 달콤함을 즐기면, 뒤에 씁쓸함 혹은 어떤 고통이 기다리기도 한다. 그 끝이 어떤지 안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 사랑에 뛰어든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구원과 파멸이 혼재한다.
<나의 사랑, 그리스>에서는 각기 다른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어쩌면 이들의 사랑에 윤리의 잣대가 끼어들 틈은 없을지 모른다. 난민 대란, 제노포비아, 파시스트, 국가 부도 사태라는 숨 막히는 현실 속에서 그들의 사랑만이 유일한 해방구가 된다. '사랑만이 유일한 답이다' 감상에만 젖어있는 듯한 이 문장이 이 영화에서는 생존의 문제가 된다. 사랑만이 끔찍한 현실을 버티게끔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사랑은 부메랑처럼 파시스트의 원죄를 묻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고, 그리스의 경제 위기와 맞물려 누군가의 죽음과 함께 상처와 후회만 남기기도 한다. 사랑으로 해방구를 찾은 듯했지만 그리스를 뒤덮은 사태들을 이겨내기에는 사랑이란 것은 너무나 나약하고 버거웠던 것일까. <나의 사랑, 그리스>는 세 번째 에피소드, '세컨드 찬스' 속에서 60대의 또 다른 사랑을 통해 나름대로의 답을 내린 듯 하지만 다소 설득력은 떨어진다. 이들의 사랑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첫 번째, 두 번째 에피소드의 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마리아가 폭력과 무지로 얼룩진 환경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며 이전과는 다른 삶을 새롭게 만드는 출발점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과 희망을 담고 있는 열린 결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가능성과 길을 담고 있는 이 열린 결말이 감독이 던지는 희망의 한 조각이 아닐까 싶다.
*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해 관람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