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았다
마지막까지 지나치게 열심히 살았다.
진정 휴식이 필요했던 어느 누군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이틀이 지났다.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곡소리 한번 듣지도 못하고,
그렇게 떠났다.
무언가에 홀린 듯 자꾸만 술을 찾아댔다.
꺼져가는 불씨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불을 지폈다.
도무지 맨 정신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라서
조금이라도, 잠깐이라도
이 세상에 즐겁게 있고 싶은 마음에,
제정신으로 살 자신이 없다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 때문에.
그렇게 홀린 듯 술을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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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 같이 기침이 나오는 이유는
감기 때문이겠지?"
"내 옷과 소매에 피가 범벅으로 묻어있는 건
아마, 자다가 코피라도 터졌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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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 싶다는 그 마음만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당신 몸을 좀 챙기지 그랬어요
맨 정신으로 세상에 살 자신이 없었을 때
다른 원동력을 찾았어야죠
지금 이렇게 당신에게 호통을 쳐봤자 뭐 합니까.
이제 당신의 목소리조차 잊힐 텐데.
여태껏 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아왔고,
더 이상 아프지도 힘들지도 말라고
세상이 일러준 듯합니다.
급작스럽게 하늘에서 비가 내려옵니다.
오늘같이 적막한 마음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슬픔이
하늘이 함께 해주고 있는 걸 보아하니,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비록, 구원이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