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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 Mar 19. 2024

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았다

마지막까지 지나치게 열심히 살았다.

진정 휴식이 필요했던 어느 누군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이틀이 지났다.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곡소리 한번 듣지도 못하고,

그렇게 떠났다.


무언가에 홀린 듯 자꾸만 술을 찾아댔다.

꺼져가는 불씨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불을 지폈다.


도무지 맨 정신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라서

조금이라도, 잠깐이라도

이 세상에 즐겁게 있고 싶은 마음에,


제정신으로 살 자신이 없다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 때문에.


그렇게 홀린 듯 술을 찾았나?

/

"죽을 것 같이 기침이 나오는 이유는

감기 때문이겠지?"


"내 옷과 소매에 피가 범벅으로 묻어있는 건

아마, 자다가 코피라도 터졌을지 몰라."

-

술을 마시고 싶다는 그 마음만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당신 몸을 좀 챙기지 그랬어요


맨 정신으로 세상에 살 자신이 없었을 때

다른 원동력을 찾았어야죠


지금 이렇게 당신에게 호통을 쳐봤자 뭐 합니까.

이제 당신의 목소리조차 잊힐 텐데.


여태껏 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아왔고,

더 이상 아프지도 힘들지도 말라고

세상이 일러준 듯합니다.


급작스럽게 하늘에서 비가 내려옵니다.

오늘같이 적막한 마음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슬픔이

하늘이 함께 해주고 있는 걸 보아하니,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비록, 구원이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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