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아.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해.
첫째를 낳고 누군가
제게 했던 말이에요.
포기해야 한다는 말.
그런데 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집에만 있는 게 답답했고,
항상 뭔가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첫째 백일무렵 시작한 사업
그렇게 시작한 게
이불과 방석 제작이었어요.
직접 디자인하고,
공장 찾아다니고, 솜공장이랑 컨택하고.
아이 재우고
밤새 박음질하던 날들도 있었죠.
내 손으로 만든 걸
누군가 사간다는 게 신기했어요.
"내가 만든 걸로 돈을 벌 수 있구나"
그게 첫 번째 능력치였던 것 같아요.
뭔가 만들고, 팔고, 해낼 수 있다는 것.
돌이켜보니,
그 때도 블로그를 했었네요.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사랑을 많이 받게 되면서
방석부터, 이불까지
엄청 많이 만들어 팔았죠.
이불보러 아기띠하고
대구 이불 공장 찾아 다니고,
아기 업고 밤새 일하기도 하구요.
멈춰버린 시간
그런데 둘째가 생기고,
아이가 커가면서 일을 하는 게
힘들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혼자서 모든 걸 다 해야 하는 1인 사업.
그 땐 얼마나 마음이 약했던지,
몸이 힘드니, 그냥 사업이고 뭐고
도저히 계속할 자신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셋째가 생겼죠.
아이 둘, 셋 키우는 건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지금은 때가 아니야.
아이 조금만 더 크고 하자.
"지금은 때가 아니야"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말했어요.
그런데 마음 한편이 계속 불편한 건 ..
왜일까요?
그래서 다시 시작했어요.
셋째가 돌도 안 됐을 때요.
하고자 하니 길이 보이고,
"아, 지금이구나"
이 생각이 들더라구요.
신기하죠?
달라진 나의 능력치
아이 셋을 낳고 나서
전 많은 게 달라졌어요.
진짜 아줌마 파워가 이런 걸까요?
1. 문제해결 능력 MAX
아이 셋 키우면서 생긴
최고의 능력이 바로 이게 아닐까 싶어요.
첫째는 학교에 적응하는 게 힘들어 울고,
둘째는 언니, 동생이랑 양쪽으로 싸우고,
셋째는 우유 엎지르는 동시다발 상황.
이걸 10분 안에 정리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하는 게 제 일상이에요.
예전 같았으면 ?
분명 패닉이었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우선순위를 바로 정해요.
뭐가 급한지,
뭘 먼저 해야 하는지
진짜 0.5초 만에 판단해요.
일도 마찬가지예요.
클라이언트 컨펌 지연,
콘텐츠 수정 요청, 갑작스러운 미팅 변경.
예전같으면 하나하나에 짜증나고,
힘들고, 왜 나한테 이러지 싶었지만,
이제는 뭐 그러려니 해요.
당황하지 않죠.
이미 엎지러진 일
해결책부터 찾는 게 먼저.
2. "괜찮아" 하는 자신감
솔직히 셋째가 돌도 안 됐을 때
다시 일을 시작하니
정말이지
매일매일이 불안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아이들한테 독이 되는 건 아닐까?"
"일도 육아도 다 망치는 건 아닐까?"
근데 이젠 알겠더라구요.
다 괜찮아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이한테 화낸 후
뒤돌아서서 후회하고,
일 마감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아파 미뤄지기도 하고,
저녁은 만들어 둔 반찬이 없어
배달로 때운적도 많지만, 괜찮아요.
다시 하면 되거든요.
괜찮아 이 말이,
얼마나 큰 힘인지 몰라요.
예전엔 하나만 틀어져도 무너졌는데,
지금은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아요.
3. "아이도 셋이나 키우는데 못 할 게 뭐야" 마인드
제일 큰 변화는 이거 아닐까요?
새로운 의뢰가 들어왔을 때를
예로 들어볼게요.
예전같으면
"아..흠..제가 이거 안 해봐서요.."
라는 말이 먼저 나왔죠.
(자신감 따위 없었으니까요)
이제는?
"그래 한 번 해보죠"
라고 말해요.
왜냐고요?
아이 셋 키우면서 이미 다 경험했거든요.
밤에 일해야 하는 거?
- 신생아 때 매일 했어요. (육아=일)
동시에 여러 일 처리하기?
- 세 아이 스케줄 관리하면, 스케쥴 마스터 됨
예상치 못 한 변수 대응?
- 아이들이 매일 던져주는 문제들 ㅎㅎ
포기하고 싶을 때는?
- 육아가 그 자체. 매일 포기하고 싶지만, 해야 하는 것
그래서 이제 일이 두렵지 않아요.
그래서 새로운 분야도 도전하는 거죠.
아이를 셋이나 키우는데
진짜 못 할 게 뭐가 있겠어요?
능력치는 계속 올라가는 중
지금도 제 능력치는
올라가고 있어요.
(아직도 셋 육아가 진행중이라 ㅎㅎ)
오늘 아침에도
첫째 학교 보내고,
둘째, 셋째 어린이집 보내고,
그 와중에 독감주사도 맞추느라
병원도 다녀오구요.
그 이후에
클라이언트 대기 전화 돌리고,
미팅하고, 컨펌받고 수정하고 등등
점심은 김밥으로
때우는 건 뭐 일상이죠? ㅎㅎ
아이들 하원 시간 맞춰서
일을 마무리하고,
아이들 씻기고 밥 먹이고, 숙제 봐주고
틈틈이 메일 답장 보내구요.
예전의 저였다면
불가능이라고 했을 일들이에요.
능력치는 지금도 쌓이고 있는 중
혹시 "나는 못 해"
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신가요?
아니예요.
이미 하고 있어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매일 매일 레벨업하고 있는 거예요.
그 능력치를
일로 옮기기만 하면 돼요.
아이 돌보면서 쌓은
멀티태스킹, 문제해결, 인내심, 순발력
이게 다 일하는 능력이거든요.
저는 아이 셋 키우면서
제가 이렇게 강한 사람인 줄 몰랐어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인거죠.
육아를 하거나,
아님 1인으로 모든 걸 다 처리하거나,
프리랜서거나,
집안의 가장이거나,
큰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각각의 삶에서 배운 능력치는
분명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 능력치는 자고로 써먹어야 답 !
우리의 능력치
레벨업 하는 순간까지
열심히 써먹어 보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