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뛰어나오는 아이들.
작은 손에 쥔 아이스크림 하나,
반씩 베어 물고
짧은 순간
세상을 다 가진 듯하다.
포남동 길게 뻗은 골목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분식집 앞 고양이는
늘 같은 자리에서 기지개를 켠다.
골목 끝에 자리 잡은
푸른 슈퍼.
슈퍼의 뒤편 나무로 된 문 너머에는
아주 조그마한 방 하나가 있다.
손을 뻗으면 벽이 먼저 닿을 만큼
좁은 방에서
아이의 꿈만큼은 저 멀리 달린다.
바람은 오래된 간판을 흔들며
낡은 시간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가로등이 하나 둘 감싸는
포남동 골목의 오후,
고양이는
같은 자리에서 하품을 하고
아이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