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by 영주






어떤 일은 피로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이제 더는 안 되겠다는 지친 마음으로 무엇을 어찌하기로 할 때, 더 나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여력이 없을 때, 그것은 선택이고 결정일 수 있을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간 속에서는 늘 한 걸음 앞이 벼랑일 텐데. 암흑 속에서 한 발짝 더 내딛는 것은 용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삶은 그렇게도 굴러간다. 그래도 되는지 어떤지 모르면서, 그렇게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굴려야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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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을 거라는 말은 얼마나 무책임한가. 하지만 어떨 때는 그런 말이라도 해야 하니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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