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를 생각하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by 영주







우리는 다 시한부라고 하지만, 사실 이 말은 쉽게 감각되거나 인지되지 않는다.

몸속에 시한폭탄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살면서 그가 먹을 밥을 짓는 사람은 어떨까. 그가 나를 생명으로 낳은 어미거나 평생을 함께 해 온 반려이거나, 혹은 나의 생명보다 훨씬 큰 아이일 때. 그가 언제 어찌될지 모르는 중에도 아침을 차리고, 저녁을 기다리는. 밤이 되어 오늘 하루를 이야기하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마주하는 이는 어떨까. 삶이 그에게 던진 질문은 무엇이고 그는 어떤 답을 했을까. 어떤 이별은, 어쩔 수 없이 곱씹어야 하는데 곱씹을 수록 질겨지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랑하지 못해 후회할 때는 그저 시간이 남아 있기를 바라게 되지만, 시간은 내 사정 따위에 관심이 없다. 사랑은 언제나 죽음 앞에서 가장 명료하고 짙다.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결국 사랑하는 일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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