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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May 01. 2016

사람여행 세계일주 "결심"

잉여스러운 나의 휴학생활에 터닝포인트가 된 두명의 멘토

사람여행 세계일주

이야기 하나. 결심 


“ 형, 혹시 김치버스 류시형씨라고 알아요? ”
 때는 2013년 4월, 외교부 공공외교관 공모전을 위해서 우리는 카페에서 열심히 자료조사를 하고 있었다. 한참 자료조사와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다가 팀원 중 막내가 나에게 물어보았다.
     
“김치버스? 그게 뭔데? ”
 인터넷에서 찾아본 김치버스 류시형님은 요리 전공이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버스를 후원받아 전세계을 돌아다니며 김치로 만든 요리를 홍보하고 왔던 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마친 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사진전을 열고 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찾아보던 중 알게 되었다.
     
“ 이 분 대단한거 같지 않아요? 우리 아이디어에 접목.. ”
막내가 신이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느 순간 들리지 않았다. 당장에 그 분을 만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일었다. 사진전이 열리는 시간과 장소를 알아보니 놀랍게도 내가 삼성 멘토링으로 멘토링을 받으러 서울로 가는 날과 겹쳐 있었다. 더구나 멘토링 장소와 같은 강남역 근처.
     
막내의 한 마디로 10분전에 알게 된 분이었지만, 이미 나는 사진전으로 가고 있었다.



강남에서 한 카페에서 열린 류시형 사진전


강남역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갔다. 멘토링시간은 3시였지만, 내가 도착한 시간은 1시였다.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류시형 사진전이 열리는 카페를 찾아갔다. 카페 지하를 빌려 사진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바닐라 라떼를 시켜 사진전 구경을 하러 갔다. 잠깐 사진을 보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하면서 멘토링 받을 내용준비를 할려고 했다. 커피를 한 손에 들고 사진을 가만히 보았다. 요리 전공이라고 하던데, 수준급의 사진실력이었다. 내가 가진 디에스엘알 카메라가 미안했다. 미안해 주인을 잘못만나서...
사진전 끝 구석에 한 분이 노트북을 하고 앉아있었다. 한 눈에 알아봤다. 류시형씨다!!
작가님이 직접 앉아있을 줄은 몰랐는데!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다.
     
“ 안녕하세요. 류시형 작가님이시죠? 사진 잘 보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약간 쑥스러워하면서 인사를 나눈뒤, 사진 설명을 해주었다. 다 각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게다가 알고보니 대학교때 사진동아리를 했다고 한다. 어쩐지 너무 잘 찍는다 했다.
     
“ 저도 작가님처럼 멋진 여행을 하고 싶어요! ”
“ 지금 당장하세요! ”
“ 지금요? 지금은.. 돈도 없고... ”
“ 돈 없다고 못간다고 하면 영영 못가요. ”
     
 지금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작가님은 나 뿐만 아니라 머뭇거리고 못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것이다. 그 당시 26유로라는 책을 홍보하고 있었다. (김치버스 세계일주 책은 나중에 출간이 되었다. ) 류시형 작가님과 인증샷을 찍고 나서, 뒤이어 우르르 손님들이 몰려왔다. 류시형님은 순식간에 인파속에 둘러쌓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남은 시간에 근처에 있는 교보문고로 향했다. 26유로를 찾아서 읽어보았다.
    
 멘토링 시간이 다가와서, 바로 멘토링 장소에서 삼성전자에 다니시는 멘토분을 만났다. 나 뿐만 아니라 4명의 다른 친구들도 함께 만났다. 삼성 멘토링은 삼성 그룹 직원들이 자신의 경험과 직무를 이야기해주는 멘토링이다. 멘티가 직접 받고 싶은 멘토분을 찾아서 지원하면 멘토분이 적당한 숫자가 모이면 멘토링을 하는 형식이었다. 나는 기계항공 전공이면서 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는 분을 만나고 싶었다. 10페이지넘게 뒤지면서 기어코 찾았다!! 그런데 모임장소가 강남이다. 나는 돈과 시간이 들지만, 강남으로 가는 것을 결심했다.
 멘토분께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5년째 근무중이라고 소개하였다. 그리고 자기가 대학때부터 삼성에 들어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먼저 해주셨다. 인서울 사립대이지만, 명문대와는 거리가 멀었던 기계항공과를 들어간 멘토님은 공대의 과목보다 경영학 복수전공과 경영관련 대외활동, 그리고 호주 워킹홀리데이 무전여행을 갔던 것, 보잉 코리아에서 인턴을 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셨다. 특히, 호주 무전여행을 하다가 호텔에 취직하기 위해서 남들과 다른 노란색 고급종이를 사용했던 점, 그곳에서 매니저까지 올라갔던 점을 이야기해주면서 영어의 대부분은 무전여행과 호텔에서 배웠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또한 보잉 코리아 인턴을 하면서 비즈니스 영어를 경험할 수 있었던 사실이 삼성에 들어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러면서, 현재 많이 알려진 취업방법도 있지만 다르게 돌아서가는 다양한 방법도 있다고 말해주신게 나에게 엄청난 자극이 되었다.
     
멘토링을 마치고 교보문고에 다시 들러 26유로 책을 샀다. 집에 내려가면서 읽었던 26유로는 단돈 26유로만 들고 도착한 유럽에서 6개월가량 여행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모두가 류시형 작가님처럼 할 수는 없지만 돈이 없고 시간이 없다는 말은 아무래도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아마도 강남에 갔던 그 하루가 나를 결국 세계여행으로 이끌게 되었다.
     
2013년 5월 세계여행의 꿈을 꾸었고, 7월 부모님의 허락을 맡았고 9월 환불불가한 항공권을 끊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세계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류시형 작가님과 함께.




당시의 자세한 여행 후기는 밑의 포스팅에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yyjzang/1101807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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