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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Mar 01. 2020

내가 베트남 코로나 확진자 수를 믿지 않는 이유

16명에서 멈춘 베트남 코로나 확진자



 내가 베트남 코로나 확진자 수를 믿지 않는 이유 


베트남에 지낸 지 이제 3년이 다 되어간다. 베트남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16명이 발생했고, 29일까지 16명 모두 완치되었다.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지 않은지도 2주 가까이 되면서 국제적으로 성공적인 코로나 방어 국가라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모든 학교가 휴교를 하고 있고 (3월 개학 예정), 아직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인들과 만날 때도 잘 지내냐는 이야기보다 코로나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더 자연스러울 정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베트남의 코로나 확진자 수를 믿지 않는 몇 가지 이유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베트남은 처음부터 중국 입국 금지를 했고, 역학조사와 동선 공개가 타 동남아 국가에 비해 투명하고 빠르게 대처했다. 게다가 공산당 1당 체제의 장점이라면 장점인 빠른 의사결정과 강경한 대처가 이번 코로나에 큰 장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단점도 명확하다. 개인적인 생각이라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1. 검사수가 너무 부족하다. 

 위 그래프를 보면, 한국의 검사자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한국의 빠른 검사와 투명한 자료 공개는 매우 칭찬할 만하다. 베트남에서는 그러한 정보 공개가 매우 부족하고 제한적이다. 게다가 1300여 명 정도만 검사를 해서 사실 무증상이나 증상이 약한 환자는 잡아내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지인이 기침과 발열 증상으로 호치민 내 병원에 가서 검사를 요청했지만, 끝내 거절당했다. 미리 병원에 연락해 해당 절차를 밟았지만, 검사 키트 부족과 의사의 증상이 아닌 것 같다는 소견으로 검사를 받지 못했다. 외국인도 이러한데, 아마 정말 코로나 의심증상이 아니라면 검사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히 검사 키트 부족으로 제한적 검사는 확진자가 있음에도 잡아내지 못하는 위험이 있다. 


https://blog.naver.com/pineappleyj/221801133357?fbclid=IwAR1VsTG9dZz5o-wBVtFuUUKhzpnHIGseSX342laT_yNZE9StBBQlOeNezTc


2. 의료 인프라 부족 

 베트남은 고성장 중인 국가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1인당 GDP가 2500달러 수준인 개발도상국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함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래 코트라 자료를 참고하자면 18년에 베트남 국민 1만 명당 의사수는 8명이다. 한국은 22명 OECD는 33명으로 의료시스템이 매우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물론 호치민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는 그 보다 나은 수준이지만, 호치민에서 가장 큰 쩌러이 병원만 가더라도 일반 환자도 소화하지 못해서 항상 사람들로 북적북적 이고 있다. 과연 코로나 사태에 의료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https://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album/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71540&searchNationCd=101084



3. 언론 통제 국가이다. 

 18년 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180개 국가 중 베트남은 175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참고로 중국은 176위, 북한은 180위로 꼴찌였다. 거의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이다. 한국의 경우는 43위인데, 베트남에서 언론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베트남 국민들도 언론이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 다양한 소식들이 뉴스보다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인 사회 역시 교민 단톡 방을 통해 소식을 전달받고 있지만, 찌라시나 카더라 통신도 많고 어떤 걸 믿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9/04/210020/


4. 내년 공산당 선거가 있다. 

 국회위원들의 임기가 21년에 끝이 난다. 이들을 뽑는 선거가 21년에 있다. 국회가 주석을 포함한 고위직을 선출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 현재 당서기부터 주석을 포함해 국가 요직의 자리에 대부분 연임을 했는데, 현재 베트남의 고성장으로 막강한 지위를 가지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내년 선거에서 큰 지장이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의도적인 축소 은폐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물론 베트남은 지역 전체를 격리하기도 하고, 빠르게 입국 금지나 자국민 조차 입국을 막는 강경한 대처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에게도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만약 코로나가 대유행 사태가 된다면 베트남으로써는 대처할 역량이 매우 부족하기도 하다. 그래서 초반부터 인권을 침해하거나 외교적 문제가 일어날 수 있음에도 강경하게 나가는 것 같다. 다만, 일방적 통보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오락가락 정책 결정. 디테일하지 못해서 아 다르고 어 다른 일이 비일비재하다.


 베트남에서 사는 입장으로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트남 정부에서 하는 말도 중요하지만, 외국인으로서 나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강구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조심스럽게 행동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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