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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Sep 09. 2020

목적도 계획도 없는 도피여행

이묵돌 "역마" 를 읽고


역마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역마살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묵돌 작가님은 여행 당시 자신의 심경을 역마살 같다고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처음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페이스북에서 리뷰왕 김리뷰로, 잘 나가는 스타트업 CEO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망하게 되고, 리뷰왕 김리뷰마저 활동 중단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소식이 없던 중 이딴 글 쓰지 마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묵돌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역마는 도피여행 일기입니다. 사업도 망하고, 당장 다음 달까지 원고를 완성해야 하는데 한 줄도 못 쓴 현실을 도피하고자 목표도, 목적지도, 계획도 없이 가장 빨리 출발하는 버스 티켓을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역마가 시작하는 곳인 논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출처 리뷰왕 김리뷰 페이스북


책은 굉장히 얇습니다. 애초에 책 출간을 목적으로 기획된 게 아니라서 구성도 스토리도 단순합니다. 어떤 고난이나 역경, 감동적인 스토리,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런 드라마틱한 내용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오늘 어디에 삘 받아서 갔고, 무엇을 먹었고, 어디서 잠을 잤고, 어느 카페에서 글을 쓰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늦게까지 글 쓰고, 내일은 또 어디로 가고.. 그런 여행이지만 일상 같은 느낌입니다.

다만,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불확실성입니다. 지금 가장 먼저 출발하는 버스는 어디로 갈까? 궁금하지 않나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으니 어디로든 갈 수 있습니다. 여행을 라이브로 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불확실성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는 성장입니다. 현실이 부담되어 도피를 한 여행, 목표가 없는 여행이지만, 결국 돌고 돌아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목표가 없다고 했지만 여행 도중 누구보다 목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김리뷰가 아닌 작가 이묵돌로 다시 태어나는 성장 이야기를 보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작가는 핸드폰으로 걸으면서 글을 쓰고, 멀미 날 것 같은 배 안에서 글을 쓰고, 택시 안에서도 글을 씁니다. 어디에서든 그는 글을 썼습니다. 도피한 여행에서 그는 진정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몰두하는지 알게 된 것입니다.

이 여행 이후 그는 이묵돌이 되어 계속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인스타나 페북에 들어가면 매일 그의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실성과 열정, 더군다나 절박함도 느껴져서 약간의 경외감도 느껴졌습니다.




역마 책을 읽고 나도 당장 떠나면 작가님처럼 될까? 저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중간에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밖에서 놀러 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자신을 심하게 자책합니다. 도피 여행이지만, 정확히 자신만의 기준이 있었고, 여행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기에 다시 돌아왔을 때 성장한 모습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그런 도피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니 여전히 제자리에 있더군요.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관이 분명하지 않았던 점이 작가님과 가장 큰 차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말이 역마지 역마가 아닌 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날것 그대로의 여정을 만날  있어서 개인적으로 작가님을 속내를 엿볼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약간 친해진 기분입니다.




인상깊었던 책을 리뷰하는 유튜브를 개설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놀러와주세요~


무계획 도피여행 에세이  이묵돌 역마 리뷰 https://youtu.be/BbCaQcjpF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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