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하기 연습"을 읽고
거절당하기 연습 - 지아장
부탁이 있어요.
제 부탁을 거절해 주실래요?
나는 거절을 잘 못 한다. 누군가는 착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우유부단하다 하고, 누군가는 자기가 없다고 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거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러니 거절보다 승낙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어차피 안된다는 편한 생각으로 자신을 합리화했다. 거절이 두려워 애초에 부탁 자체를 하지 않게 되었다.
"세상이 내 아디이어를 거절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내 아이디어를 거절해버렸다."
저자는 거절을 당했을 때 잃어버릴 것들을 두려워해 시도조차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항상 미련으로 남았다. 나도 수 없이 시도조차 못하고 포기해버린 일들이 마음속 한편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자신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거절당하자, 두려움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거절을 당해도 극복하는 방법을 찾던 중, 거절당하는 연습을 시작한다. 즉,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탁을 거절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련의 행동들을 영상으로 찍고 블로그에 공개를 했다. 첫째 날은 집 앞 경비원에게 100달러를 빌려달라고 했고, 두 번째는 햄버거 리필을 부탁했고, 세 번째는 오륜기 도넛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세 번째 도전인 오륜기 도넛 부탁에 성공했다.
그 영상들은 레딧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졌고, 지아 장은 순식간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자신을 극복하려고 시도했던 행동들이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주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100일 동안 100번의 부탁을 좀 더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거절당하는 고통에 맞서는 것에서 과감하게 부탁할 용기를 내는 것으로 도전의 초점이 바뀌었다.
책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사람들의 행동들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정리했다. 거절도 면역이 생긴다는 것과 거절을 해도 어떻게 예스로 만들지 혹은 다른 대안을 만들지에 대한 뼈 있는 조언들이 담겨 있다. 나는 TED 영상으로 그를 만났지만, 좀 더 디테일한 이야기는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내가 당당하고 호의적이며 열린 마음을 가지면, 다른 이들도 내 부탁을 긍정적으로 대할 가능성이 높다.
포기하면 편해..
내가 가장 많이 했던 행동이 아닐까. 포기하면 편하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책 만 보고 마음만 먹는 게 아니라 이제는 실천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시간이 흘러 현명해지면서, 원하는 것을 항상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남에게 요청하지 않게 된다. 거절의 두려움 때문이다. 자신은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사람이며, 언젠가 '적절한 때가 오면'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
내 경험을 고백해보자면, 지하철에서 정말 예쁜 분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 빛이 난다는 게 이런 뜻일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든 분이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치고 집에서 후회했을 터인데, 정말 말을 걸어보고 싶었다. 벌벌 떠는 몸으로 어렵게 말을 건넸다.
그분은 빙긋 웃으며 "남자 친구 있어요"
비록 거절을 당했지만, 그날만큼은 속이 후련했다. 거절당했다는 아픔보다 물어봤던 용기가 기억에 남았다.
이 책 덕분에 나는 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며,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No를 외쳐볼 수 있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No는 더욱이 하기 힘든 용기인 것 같다. 저자 역시 아시아 문화권에서 자라온 터라 No가 정말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나 역시 No가 나올 때까지 몇 번을 다짐하고 다짐했는지 모르겠다.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매 순간이 힘들긴 하다.
저자의 사이트에 100번의 도전이 모두 올라와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TED 영상과 사이트를 방문해보는 것을 권해드린다.
저자 사이트
https://www.rejectiontherapy.com/
TED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