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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Aug 14. 2018

달나라에 정말 토끼가 살까요?

"아르테미스" 를 읽고




나는 어릴 적부터 우주를 좋아했다. 수능을 끝나고 진로를 정하는 상담에서 "천문학과"를 간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결국 항공우주공학과를 전공하게 되었다.) 그만큼 우주는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마션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책으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영화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과학적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준 것은 책이었다.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쓰는 점이 이 작가의 강점이자 매력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앤디위어는 후속작으로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이번에는 달로 말이다. 


조금 걱정이 앞섰다. 마션과는 사정이 달랐기 때문이다. 마션은 일하면서 틈틈히 쓴 글이었고, 충분히 공을 들인 데뷔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후속작은 원히트원더가 될 수도 혹은 인기 작가로써 지속가능한지 판단하는 중요한 책이었기 떄문이다. 앤디 위어는 작가로써 충분히 자신의 개성과 실력을 보여줘야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성공여부와 별개로 작가로써 합격점이라 생각했다. 충분히 멋진 세계관을 구축했으며, 캐릭터의 개성도 살아있었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묘사는 여전히 살아있었으며 무엇보다 재밌었다. 


솔직히, 처음부분은 지루했다. 달기지라는 생소한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넓게 시작하여 천천히 좁아지게 묘사를 해야만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단순한 묘사보다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달기지 묘사는 나에게 상상의 내를 펼치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 열광했다. 


또한, 캐릭터들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 트렌드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백인 남성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의도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남성 중심의 주인공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달나에서 태어났고, 부모는 사우디 이민 온 10대 여성이었고,  우주기지는 케냐에서 만들었으며, 중국인과 러시아 부자가 등장하고, 더욱이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는 게이다. 신선한 시도였으며, 프레임에 억지로 벗어나 본질을 흐리지도 않았다.


정말 달나라에서 살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의 달나라 기지에 대한 발표들을 보면서 달나라에 살 수 있는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고 느껴졌다. 달나라 기지는 어떻게 운영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살 수 있게 할까? 라는 질문은 아르테미스에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저자만의 과학적 묘사는 정말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면서 두근두근한 SF모험을 선사하는 이번 아르테미스는 분명 앤디위어가 전업작가로써 면모를 보여준 후속작이라 생각한다. 벌써부터 다음 여행이 기대된다. 다음에는 안드로메다로 가서 개념을 찾아오는 여행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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