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에게
사랑하는 당신에게
루브르 박물관에서, 요즘 자꾸 마음이 쓰이는 분이 생겼어요.
바로 미라가 된 한 남자예요.
그분에 대해선 아는 게 거의 없어요. 이름도,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죠.
그저 파라오는 아니고, 기원전 323년에서 30년 사이에 살았던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만 짐작할 수 있어요.
나는 요즘 루브르 투어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집트 관도 관람객들에게 소개하려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분이 있는 공간을 자주 찾게 되네요.
사람들 틈에 조용히 누워 있는 그분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무거워져요.
저분은 조용히 쉬고 싶지는 않을까?
문득 당신이 떠올랐어요.
쇼핑도, 북적이는 곳도 싫어하던 당신이 루브르 박물관에 누워있으면 견디기 어려워했을 거예요.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그 미라의 처지가 괜히 안쓰럽게 느껴져요.
그런데 여보, 혹시, 어쩌면 그분은 당신과 정반대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람을 좋아하고, 북적이는 걸 즐기던 성격이었다면, 지금이 외롭지 않아서 괜찮을지도 몰라요.
박물관을 걸으며 이런저런 상상을…
당신이 있는 세계를 나는 알 수 없으니까…
그냥 이렇게 혼자 상상만 펼쳐볼 뿐이에요.
여보,
늘 당신 곁에 있는 듯한 마음으로, 오늘도 사랑을 보냅니다.
파리에서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