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기가 태어나던 순간에 눈물이 막 차오르나요?
2021년 4월 6일
우리 집 꼬맹이가 세상에 오던 날
강렬했던 첫 만남 -
다른 보통의 엄마들과는 다른 의미로 강렬했던 첫 만남의 기억이었던 거 같긴 한데, 일단 강렬하긴 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못생김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거든요.
자연분만 하신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저도 아기를 낳자마자 놀랍게도 모든 고통이 다 사라졌고, 제정신으로 돌아온 뒤 후처치를 해주시는 담당 의사 선생님께 했던 첫 질문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원래 이렇게 못생긴 건가요?
예뻐지긴 하는 거죠 선생님?
이게 무슨 정신 나간 질문인가 싶으시겠지만, 그
당시의 저는 사뭇 진지 했었습니다. 진짜 뭐 이런 불어 터진 물만두 같이 생긴 친구가 다 있나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초음파 사진으로 보았을 땐 코랑 입이 예뻐서 인물이 괜찮은 친구인가 보다 했는데, 눈이 문제였던 건가? 이런 온갖 쓸데없는 생각까지 다 하면서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또 한편으로는 ‘다들 세상에 나온 아기를 마주한 순간 너무 벅차서 눈물이 차오른다는 데 나는 왜 그런 감정이 들지 않지?‘라는 의문이 조금 생기기도 했습니다. 나의 모성애에 대한 의문의 시작은 바로 이 시점이었던 거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강렬했던 첫 만남을 뒤로하고, 목욕재계 후 다시 만난 작은 친구는 조금 더 멀끔해진 모습이었어요.
남편은 이 작은 친구가 너무 신기한지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눈을 떼지 못했지만, 저는 콘헤드 같은 이 친구의 두상이 너무 웃기고 귀엽다고 낄낄대기만 했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되게 정신 나간 엄마 같은데, 지금은 작은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답니다 :))
하지만 확실히 세상 엄마들이 말하는 모성애가 무엇인지, 아기가 태어나서 내 눈앞에 나타나면 뿅 하고 바로 생길 것만 같았는데 지금 내 상태는 뭔지, 모성애에 대한 물음표가 여러 개 생기는 첫출발이었던 건 확실합니다.
과연 저에게는 모성애가 생겼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