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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은 Feb 12. 2022

글쓰기를 참 싫어했는데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 이틀 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알림을 받았다. 작년에 '수필 쉽게 쓰기'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그 수업 시험으로 써냈던 에세이로 작가 신청을 했다. 수업 성적을 꽤 잘 받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브런치 작가까지 통과하고 나니 더 기분이 좋다. 


사실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특히 학창시절 때는 글 쓰는 걸 싫어했다. 뭐만 하면 '생각을 쓰시오.'라고 하는 교과서의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빈 칸이었다. 아니면 정답이 되기 위한 교과서적인 바른 답변. 그것은 내 생각이 아니었다. 내 생각을 바로 말하는 게 쉽지 않았고 그걸 글로 쓰는 건 더욱 어려웠다. 글 쓰는 건 싫어해도 책은 좋아했다. 고3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수업시간에 소설책을 읽다가 혼난 적도 있었다. 20대 초반에는 거의 매일을 술 마시며 어른들의 세계에 푹 빠져사느라 책을 멀리 하기도 했다. 그래도 간간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소설이나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독서와의 가느다란 끈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2021년 작년 한해동안 매일 책을 읽고 일기를 쓰며 글에 대한 인풋-아웃풋 훈련을 했다. 이렇게 매일 독서와 일기 쓰기를 한 건 글을 쓰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 자기계발서에 항상 나오는 '성공한 사람은 독서를 한다', '매일 한 줄씩이라도 글을 써라. 일기라도 써라'라는 글들을 보고 실천한 것이었다. 성공하고 싶었기 때문에 행동했다. 글을 읽고 쓴다고 인생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변화는 있다.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표현이 다양해지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도 수월해진다. 가치관이 확립되고 취향이 단단해지며 지식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계속 읽고 쓰는 생활을 하며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 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아직도 나에게 글은 어렵고 무섭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쓰며 비어있던 공간을 내 글로 채우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매일 조금씩 글과 함께 하다보면 20대가 지나가기 전에 나의 글자로 가득 찬 작은 책을 만져볼 수 있지 않을까. 글과 함께 사는 삶을 시작하며 새로운 꿈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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