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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Nov 01. 2020

조 바이든의 아일랜드 조상과 영국인 사촌(?)

런던 라이프

조 바이든의 아일랜드 조상과 영국인 사촌(?)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이 되려는 모양이다.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만, 바이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조 바이든 집안은 아일랜드 출신이다. 미국 35대 대통령인 존 피츠제널드 케네디처럼 말이다.

존 케네디의 부계인 케네디(Kennedy) 집안과 모계인 피츠제널드(Fitzgerald) 집안 모두 아일랜드 대기근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조 바이든의 부계인 바이든(Biden) 집안과 모계인 피니건(Finnegan) 집안도 모두 같은 이유로 미국으로 이주했다.

피니건 집안의 가계도는 오래전부터 잘 정리되어 있었다. 바이든 어머니의 증조할아버지는 여덟 명의 자식 중에 첫 네명은 아일랜드에서, 다음 네명은 뉴욕에서 낳았다. 넷째가 1848년 생이고, 다섯째가 1852년 생이므로 그 사이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흥부 가족처럼 피니건 가족도 먹을 것이 없을 때 아이를 많이 낳았다.


케네디 대통령의 아일랜드 방문


아일랜드인의 미국 이주에는 온통 영국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이야기는 160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올리버 크롬웰이 등장한다. 청교도였던 올리버 크롬웰이 이끄는 의회파와 카톨릭에 우호적이던 찰스 1세를 지원하는 왕당파가 내전을 벌였다. 그 결과 1649년에 찰스 1세가 처형당하고 왕정이 단절되었다. 이를 청교도 혁명이라고 한다.

찰스 1세를 지원하던 왕당파는 아일랜드로 넘어갔다. 크롬웰은 잉글랜드 왕당파와 아일랜드 카톨릭 세력의 결합이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크롬웰의 군대는 아일랜드를 공격하여 왕당파와 카톨릭 세력을 학살했다(1649~1653). 아일랜드 카톨릭 세력이 가지고 있던 땅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프로테스탄트에게 불하되었다.


크롬웰의 아일랜드를 정복한 200년 후에 아일랜드에는 감자 대기근(1845~1852)이 발생했다. 감자가 검은색 반점을 나타내며 죽는 감자 흑사병에 걸렸다. 대기근의 원인은 미국에서 건너온 감자 흑사병이었지만, 아일랜드 땅의 지주였던 잉글랜드인과 스코틀랜드인에게도 큰 책임이 있었다. 감자 위주의 작물 재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대기근 중에 곡물을 잉글랜드로 반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잉글랜드가 아일랜드 기근 구제에 소극적이었다는 역사적 자료도 많다.


더블린에 있는 대기근 관련 조형물


당시 아일랜드 인구가 800만 명이었다. 그중에 굶어 죽은 사람이 100만 명, 해외로 이주한 사람이 200만 명이다. 그중에 케네디 집안, 피츠제널드 집안, 바이든 집안, 피니건 집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카톨릭 신자다. 아일랜드 카톨릭 신자들은 미국에서도 오랫동안 차별을 받았다.

조 바이든의 부계 혈통인 바이든 집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타임즈는 런던 외곽에 살고 있는 조 바이든의 커즌(cousin, 사촌?)인 랄프(Ralph) 바이든을 찾아 인터뷰했다.


부통령 시절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조 바이든


커즌을 사촌으로 이해하는 영어실력으로 영국 역사를 공부하다가 혼동을 일으켰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잉글랜드 공주가 스코틀랜드와 유럽 대륙의 왕실과 결혼했기 때문에 친인척 관계를 따져야 할 때가 많다. 역사책 곳곳에 커즌이 등장한다. 아무리 계산을 해도 커즌이 아닌데 자꾸 커즌이라고 나오니 혼란스러웠다. 내셔날 포트레이트 갤러리에 있는 그림 설명을 읽다가 할머니 안내원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이 사람과 이 사람이 커즌이죠?” “이 사람과 이 사람? 왜 커즌이 아니지?” 손가락을 꼽아 가면서 관계의 마디마디를 세다가 손가락을 네 개, 다섯 개, 여섯 개를 접었다. “어떻게 커즌이죠?” 그러자 나를 자리에 앉히고 설명해 주었다.

영어의 커즌은 일반적으로 한국식 사촌을 일컫지만, 6촌, 8촌, 10촌, 12촌도 커즌으로 통칭한다. 정확히는 사촌을 first cousin, 6촌을 second cousin이라고 한다. 5촌과 7촌도 커즌이다. 5촌은 first cousin once removed고, 할아버지벌 6촌은 first cousin twice removed고, 아버지뻘 7촌은 second cousin once removed가 된다. 복잡하니까 그냥 다 커즌이다. 설명해 준 할머니는 코로나를 잘 견디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일랜드 방문시 본인의 가계도에 대해 설명 듣고 있는 바이든


조 바이든과 랄프 바이든은 고조할아버지의 아버지가 서로 형제인 12촌 지간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fifth cousin이다.  

브렉시트에 찬성했고 보수당을 지지하는 랄프 바이든은 이렇게 말했다. ‘78세의 조 바이든이 대통령을 하기에 늙은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하지만 윈스턴 처칠이 두번째로 총리가 되었을 때 나이가 78세였다. 나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생물학적 나이가 무슨 문제겠는가? 잘하기를 바란다. 트럼프가 해결하지 못했던 한반도 평화 문제를 풀수 있기를 바란다. 혹시 북한에 기근이 발생한다면, 잉글랜드가 아일랜드 대하듯이 우리나라가 북한을 대하지는 않겠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인도적 대처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 느낌 잘 아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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