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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Oct 30. 2021

메타(META): 주커버그가 상기시킨 신대륙

London Life

META: 주커버그가 상기시킨 신대륙

  

  

페북에서 김열매 연구원이 메타 신대륙이라는 단어를 썼다. 신대륙이라는 단어가 이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한다.


영국에 살면서 생각하는 신대륙은 더 실감 난다. 미국이라는 신대륙이 생겼을 때, 영국에서 먹고살기 힘든 사람이 미국으로 갔다. 먹고살만한 사람 중에 새로운 기회를 잡아 도약하고 싶었던 사람도 미국으로 갔다. 영국 생활에 만족했던 보수적인 사람은 미국에 가지 않았다. 먹고살만한 보수적인 사람의 후손이 지금의 영국인이다. 그래서 여전히 그들은 보수적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주워들은 과학적 지식으로 내가 이해하는 Meta와 Metaverse는 이렇다.(이건 야매 짬뽕이므로 수학자나 과학자 입장에서는 틀린 말일 수도 있다.)



점(dot)이란 공간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특점 지점을 포인트하는 개념이다. 선은 점과 점을 연결한 것으로 역시 공간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점과 선에는 면적이라는 개념이 없다. 한 점에서 출발하여 출발한 곳이 아닌 다른 경로로 출발점에 돌아오면 비로소 공간이 생기고 면적이 생긴다. 그 공간 안에 면적을 가지지 않는 점이나 선은 무한히 존재한다. 세상이 폴카닷(polka dot)이어도 세상이 점으로 가득하지 않는 이유다.


2차원의 원은 3차원의  안에서 3차원적 공간을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3차원 공간 안에 2차원의 모양은 무한이 존재한다. 우리는 3차원을 형상화할 수 있고 4차원까지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세상은 13차원이라고 했나? 13차원에는 이미 무한 개의 12차원이 있을 것이다. 3,4차원에서 허덕이며 싸우는 우리에게는 그게 12차원이든 13차원이든 이해할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 별 재미없이 페북 포스팅을 하고 있다. 갑자기 일어나 집 밖을 나가서 키이라 라이틀리(Keira Knightley)를 만나 길거리 나무 밑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나눌 수도 있다.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써 태초부터 예정되어 있는 내 삶의 재미없는 경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인생도, 키이라 라이틀리를 만나 나무 밑에서 사랑을 나누는 인생도 이미 존재한다. 지금의 나는 지금의 한 점일 뿐이지만, 무한히 많은 다른 점 중의 하나에서 나는 키이라 라이틀리와 같은 침대를 쓴다.



한 점은 다른 한 점이 될 수 없고, 한 선은 다른 한 선이 될 수 없지만, 한 점에 있는 나는 다른 한 점의 나를 상상하거나 그려볼 수 있다. 그 상상을 우리는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할 수 있다. 그 메타버스는 또 하나의 현실이며 무한한 현실 중의 하나를 표상한다.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다른 점의 나로 이동할 수 있고, 그 안에 머물 수도 있다. 그러니 이 메타버스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상상할 수도 없다.


이것이 바로 F의 페이스북이 무한대의 Meta로 이름과 로고를 바꾼 이유다.



300년 전에 내가 영국에서 잘 먹고 잘 살았다면 나는 미국으로 떠났을까? 지금의 나는 새로운 세상이 발견되면 그곳으로 떠날까?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뛰지만, 나이가 들면 뛰는 것도 힘들다. 조금만 뛰면 기차를 탈 수 있어도 나이가 든 사람은 뛰지 않고 다음 기차를 선택한다. 그런 사람이 신대륙으로 떠나는 것은 가능한가?


2015년 10월에 구글이 회사명을 알파벳 Alphabet으로 바꿨을 때, ‘뭐야 이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구글을 사야 했다. 어떻게든 발을 들여놓아야 했다. 페이스북이 이제 Meta로 이름을 바꾸었다. ‘뭐야 이거?’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그래서 페이스북도 사 보고, Metaverse와 관련한 코인도 사본다. 신대륙이 발견되었는데 구대륙에서 경기를 논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신대륙에 달러가 있는데, 영국의 파운드화 미래를 걱정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기차나 배를 타기 위해 뛸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많은 열매가 있을 신대륙에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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