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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Nov 13. 2021

강력한 지도자를 경계해야 한다

London Life

Strongman을 조심해야 합니다

(벨라루스와 폴란드의 국경 갈등)

  

   

2018년에 벨라루스의 크립트 커런시 스타트업에 투자한 적이 있었죠. 벨라루스 민스크에 자주 갔지요. 훤칠한 미모의 여성이 택시를 몰더라고요. 한번 타면 내리고 싶지 않은 택시죠. 비트코인 마이닝 기계로 난방을 하는 카페에 갔었는데, 종업원이 얼마나 미인이던지요. 어디나 미모의 여성이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을 하고 있었어요. 이 여성들이 해외로 나가서 하는 일은 쉽게 짐작이 갑니다. 아름답지만 춥고 썰렁한 나라였지요.


벨라루스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EU를 공격하고 있어요. 브로커가 터키 등지에서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난민에게 천오백만 원을 받고 민스크 행 비행기에 태운다고 합니다. 이들이 민스크에서 하루 자고, 폴란드 국경으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3만 명 정도가 폴란드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했고, 상당수가 영하의 날씨에 텐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브로커에 낸 돈만 4500억 원이 되는 셈이네요.


폴란드는 유럽의 지원을 받아 국경의 철조망을 강화하는데 철조망 설치 비용도 또 4500억 원쯤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벨라루스가 EU에 가하는 난민 공격으로 벨라루스는 4500억 원을 벌고, EU는 4500억 원을 쓰네요.



폴란드군이 국경에 집결했고, 폴란드는 독일과 프랑스에 협조를 부탁한 모양입니다. 폴란드가 뚫리면 EU 전역이 뚫리는 것이니, 독일과 프랑스는 당연히 자기 일처럼 도와줘야지요.


폴란드군이 국경 수비를 강화하면 난민은 추위로 인해 민스크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벨라루스 군대가 난민 뒤에서 총으로 위협하여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총으로 위협하지 않아도 민스크에서  일도 없습니다. 최고 미녀가 최저 시급의 일을 하고 있는 나라에서 난민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성난 난민이 철조망을 부수고 있고, 양국 군대가 난민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가 다이다이로 붙으면 폴란드가 이길  같습니다. 그러나 벨라루스 뒤에는 ‘무엇을 상상하든  이상 푸틴이 있으므로 폴란드가 후달리죠.


이에 폴란드가 영국에게 SOS를 쳐서 영국 공병대 150명이 급히 국경선에 급파되었습니다. 철책선에 무슨 대단한 엔지니어링 기술이 필요해서 영국 공병대까지 필요하겠습니까? 영국군을 인계철선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겠지요. 러시아가 폴란드 국경을 치면 영국도 직접적인 전쟁 당사자가 되는 것이죠. 영국군이 참여하면, 미군은 자동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계산이 폴란드에 있겠지요. 그만큼 현재 상황이 급박하다는 의미겠지요.



영국이 그 의미를 모를 리 없지만, EU의 국경이 뚫리는 것은 결국 영국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유럽에 정착한 난민의 상당수는 결국 도버해협을 넘어 영국으로 오려고 하거든요. 그것이 브렉시트의 한 이유기도 하죠.


벨라루스와 같은 양아치 전략은 아니지만, 프랑스도 영국에게 비슷한 전략을 취하곤 합니다. 최근에 프랑스에게 영국은 눈의 가시죠. 대표적인 것이 오커스(AUKUS, 호주 영국 미국 동맹)죠. 그럴 때마다 프랑스는 도버해협을 건너려는 난민 단속을 일부러 하지 않습니다. 현재 도버해협을 건너는 난민의 수는 매일매일 신기록 경신 중입니다. 하루에 천명까지 조각배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넙니다. 이런 추운 날씨에 배가 파도에 뒤집히면 모두 죽는 겁니다. 도버 해협의 어부들은 그물에 시신이 걸려오는 악몽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벨라루스에는 구소련 최장기 집권자인 루카센코 대통령이 있습니다. 지난해 모두를 놀라게 한 반정부 시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철권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루카센코는 난민 문제를 꽃놀이패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폴란드가 국경을 열지 않으면, 가스 파이프라인을 잠근다는 협박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난민 문제가 그렇게 쉬운 이슈가 아닙니다. 세상에 난민 공격이라뇨? 철권통치자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기상천외한 발상입니다.



어디나 철권통치자(strongman)를 조심해야 합니다. 강해 보이는 지도자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특히 메타버스를 내다보는 오늘의 시대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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