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공부 못하는 정의당은 들어 보세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기하세요.
20대 국회의 민주당은 법안 통과를 위해서 정의당의 도움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동의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의 선거법은 정의당도 존속을 원하지 않을 겁니다. 21대 국회에서 재개정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절대 다수당이 되었고, 아마도 정의당의 원하는 방식의 선거법 개정에 응해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럴 사람들이라면 위성정당 안 만들었겠지요. 그렇다면 가능한 선거법 개정은 직전 선거제도로 돌아가는 것일 겁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공부를 못하면 공부를 하세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대학에 가려면 공부를 해야죠. 공부 못하는 학생이 공부 안 하고 대학 입시제도 개편만 기다려서 되겠습니까? 그런 학생에게 무슨 말을 해주시겠습니까? 우리나라 대입 제도가 누더기가 되어 있듯이 지금의 선거제도는 누더기가 되어 있습니다. 심상정 대표님 덕분입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와 위성정당 문제는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이슈입니다.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정신없는 게 다행입니다. 심상정 대표님께서 국민들은 선거제도의 구체적 산식까지는 몰라도 된다고 말씀하셨지요? 보수당에서 공격하는 것처럼 나쁜 의도로 말씀하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듣는 국민들은 기분 나빴습니다. 누더기 조각 하나하나를 국민이 모두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국민을 무시하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국민은 단순하고 심플한 제도를 원합니다. 그 제도에서 정의당이 국회에 입성하기가 힘든가요? 그럼 더 공부하세요.
도그마에 빠지지 마세요.
공부를 더 잘하라는 것은 인물을 만들라는 의미입니다. 인물을 만들기 위해 정의당은 도그마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정의당에 노회찬, 심상정 같은 자질을 가진 인물이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더 이상 그런 인물들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세요?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례대표 1번에 여성을 할애한다. 청년을 배려한다. 그런 원칙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지난 30년간 진보정당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은 비례대표의 꼴찌에 있고, 이름을 처음 들어 보는 친구가 비례대표 1번을 합니다. 그럴 거면 왜 지난 30년간 진보정당 활동을 펼쳤나요?
더 많은 기회를 주세요.
비례대표는 한 번만 한다. 그 원칙도 그렇게 중요합니까? 지난 국회에 박원석인지 정원석인지 멋진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름도 기억 안 납니다. 그분이 4년간 국회의원하고 다음에 지역구에 나와서 낙선을 했죠? 인물이 4년 만에 만들어 집니까? 만일 그분이 비례대표를 한번 더하고 이번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왔다면 당선되었을 겁니다. 김종배, 윤소하, 이정미 등이 인물입니까? 그럼 한번 더 비례로 공천해서 8년간 국민들에게 일 잘하는 일꾼임을 보여주세요. 그러면 8년 후에 지역구에서 성공합니다. 앞으로 4년 후에 국민들은 김종배인지 원종배인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며, 이정미와 이정희를 구분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 강기갑과 윤소하도 헷갈릴 겁니다.
왜 피해자를 욕하냐고요?
정의당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의의 피해자? 선의의 피해자란 가해자가 선의를 가지고 있는 와중에 피해를 입었을 경우 하는 말인가요? 그럼 선의의 피해자는 아닙니다. 이번 선거의 가해자는 선의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정의당은 선의를 가지고 있다가 어수룩하게 당했다는 의미에서 선의의 피해자입니다. 그런 어리숙한 모습을 누가 좋아합니까? 국회의원이 어리숙한 애들 봐주는 자리입니까? 500조가 넘는 예산을 심사하고, 법안을 놓고 싸워야 하는데 어리숙한 자가 끼어들 여지가 있습니까?
이번에도 6석입니까?
제도가 크게 바뀌었지만 정의당은 이번에도 6석을 얻었습니까? 엎어치나 메치나 바닥에 나뒹구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공부 못하는 학생이 정시 늘린다고 서울대 갑니까? 6석 적은 것 아닙니다. 심상정 대표를 미워하는 사람도 많지만, 당선되었습니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기 때문입니다. 6석으로 20대 국회에서 많은 일을 했습니다. 21대는 더 어려운 환경이 되었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거제도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또다시 엎어치나 메치나한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또다시 민도를 탓하시겠습니까?
국민들이 성숙하지 못해서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까? 우리 국회가 동물 국회라서 말도 안 되는 위성정당을 만든다고 생각하십니까? 위키피디아에서 MMP를 한번 쳐보세요. 현재 채택하고 있는 나라 볼리비아, 독일, 레소토, 뉴질랜드, 태국, 남아공 이렇게 나옵니다. 과거에 채택한 나라는 더 가관입니다. 알바니아, 헝가리, 루마니아, 베네수엘라입니다. 독일 말고 어느 나라가 부럽습니까? 우리 국민들 성숙해도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 안 받아들입니다. 짐승 국회가 사람 국회가 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는 선의를 다루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에이미 캘러건(Amy Callaghan)에게 배우세요.
영국은 650명 의원을 650개의 지역구에서 뽑습니다. 연동형 제도 없습니다. 비례대표 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영국이 대단한 선진국은 아닙니다. 그러나 의회는 영국 의회지요. 국회의원에게 차량 지원 안되고, 기사 제공 안됩니다. 런던 외곽에 단칸방 하나 얻어서 살면서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다니면서, 지역구 관리하고, 법안 연구하고, 예산 통제하고 다 합니다. 부지런한 사람이 이깁니다. 영국에 전통의 명가 Liberal Democrats 정당이 있습니다. 당 대표가 Jo Swinson이라는 여성 정치인이었습니다. 전국구 스타였죠. 지난해 12월 열린 총선에서 27세의 젊은 여성 에이미 캘러건이 조 스윈슨을 누르고 당선되었습니다. 소선거구제라고 정치 신인 안 나오는 것 아닙니다. 나디아 위톰(Nadia Wittome)이라는 23세 여성도 지역구에서 당선되었습니다. 문제는 소선거구제가 아닙니다.
당선을 축하합니다.
기형적 제도를 만들지 마세요. 아마 비례대표 6번이나 7번에 배정되어 있던 정의당 후보는 심상정 대표의 낙선을 바랐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당 대표의 낙선을 바라는 비례대표 후보가 있을 수 있습니까? 지금의 제도가 얼마나 말이 되지 않는지 이해가 되십니까? 이렇게 된 게 어떻게 모두 정의당 탓이겠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애꿎게 정의당만 욕하고 심상정만 욕합니다. 왜 그런가요? 다른 당은 뭐 이야기할 거리나 있습니까? 민생당요? 바른 미래당요? 국민당요? 어느 당이 생기고 어느 당이 사라졌는지 알지도 못하는걸요. 제도를 바꾸려고 하지 마시고 인물을 키우세요. 국민을 탓하지 말고, 민주당과 미통당을 탓하지 말고, 인물을 만드세요. 당내에서 신음하고 있는 인물들을 돌아보세요. 아! 그리고 심상정 대표님의 당선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