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여성의 목소리
우리에게 형제가 둘 뿐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런던 북부에 밀턴 케인즈(Milton Keynes)라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2019년에 여자 브리티시 오픈이 워본(Woburn) 골프 클럽에서 열렸을 때 처음 가봤습니다. 그곳에서 고진영 선수와 전인지 선수를 만났고, 같이 사진을 찍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게는 관광지 같은 곳입니다.
그곳에 우크라이나 난민, 리디아 비노그라드나가 살고 있습니다. 그녀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영국의 밀턴 케인즈까지 오는 과정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 내용 중 일부--
윤: 여성의 가방 속을 물어보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피난을 떠날 때 챙긴 리디아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나요?
리디아: 가방 속에 치마 두 벌, 원피스 하나, 바지 두 벌, 윗옷 다섯 개, 속옷, 양말, 화장품, 운동화 한 켤레, 구두 두 켤레, 노트북 컴퓨터, 사진첩이 있었죠. 특별한 것은 없어요. 가방은 우크라이나 리듬체조 국가대표 시절에 받은 가방이에요.
윤: 아! 당신은 리듬체조 선수였다고 했죠. 선수 시절에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를 많이 만났을 것이고, 친구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들과 이번 전쟁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적이 있나요?
리디아: 단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서 울면서 미안하다고 말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친구의 그런 표현을 고맙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전화를 받을 당시에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 전쟁에 대해 침묵하는 다른 친구들은 모두 공범자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앞으로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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