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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Jul 05. 2022

톰 크루즈의 경례, 해군의 경례

London Life

톰 크루즈의 경례, 해군의 경례

    

  

인사만 잘해도 출세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직장 생활에서 인사 하나로 출세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어릴 적부터 지나가는 버스가 서로 인사하는 것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정작 인사를 잘 못하는 편이다. 물론 그래서 출세 못한 것은 아니다.


가장 멋진 인사는 전투기 파일럿이 출격 직전에 지상 근무자에게 인사하는 것이다. 그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궁금하다.


탑건에서 톰 크루스가 동료 장례식에서 하는 거수경례는 정말 멋있었다. 톰 크루즈는 해군인데, 영국에서는 해군만이 미군이나 한국군이 거수경례하는 방식으로 경례한다. 육군과 공군은 손바닥이 보이게 경례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널리 알려진 것은 영국군에서 원래 경례는 모자를 벗어서 예의를 갖추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자를 벗는 것이 군인으로서는 번거롭기 때문에 모자에 손을 가져다 대는 것이 경례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모자가 없으면 경례를 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점차 모자가 없어도 경례를 하기에 이르렀지만, 영국 군인은 모자가 없으면 여전히 경례하지 않는다.



영국 군인은 손바닥을 보이게 경례하는데, 그것은 손바닥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해군은 공군이나 육군과 다르게 경례한다. 해군은 손바닥이 더러운 경우가 있어서 더러운 손바닥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바닥을 밑으로 보이는 경례를 했고, 영국 해군식 경례가 미국으로 가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경례가 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알려지지 않은 다른 설을 이야기하면 이렇다. 이것은 CCF(영국 고등학교 군인)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다. CCF에는 공군, 육군, 해군이 각각 있는데,  이야기는 CCF 해군 버전이다. 군인이 상관에게 경례한다. 단순히 상관이라고 경례하는 것은 아니고 왕의 위임을 받은 장교에게만 경례한다. 상관은 상관 자신이 경례를 받는 것이 아니고, 왕을 대신하여 경례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답례도 왕을 대신해 한. 영국 군인은 엄밀하게는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의 주인인 왕에게 충성한다. 상관에 대한 경례는 형식이고, 왕에 대한 경례가 실질이다. 왕을 만났을  모든 군인은 자신이 무기가 없으며, 왕을 헤칠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례한다. 그래서 손바닥을 펴서 경례한다. 해군은 왕이 가장 믿는 군인이기 때문에 왕에게 자신이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이유가 없다. 따라서 손바닥을 보여주는 경례를 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 이유로 해군 경례법이 다른 군인과 다른 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네러티브는 해군 스스로 자부심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매우 훌륭.


엄마는 미국으로 유학 아이에게 미국에 가서 유의할 점을 이야기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인사를 잘하라는 말이다. 영국식인지 한국식인지 모를 그런 충고가 아이에게 얼마나 와닿을지 모르겠다. 미국에서도 인사 잘해서 출세하는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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