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백신과 정신적 백신, 의학적 종료와 사회적 종료

영국 코로나

물리적 백신과 정신적 백신, 의학적 종료와 사회적 종료
   
  
뉴욕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전염병의 의학적인 종료가 있고 사회적인 종료가 있다고 한다. 의학적 종료없이 사회적 종료가 먼저 오는 경우가 있고, 의학적으로는 종료되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종료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럽은 사회적 종료 선언을 서두르고 있는 듯하다. 정부 정책과 별개로 사람들 마음 속에서 종료 선언이 가깝게 다가왔다.

락다운은 정부에 의해 이뤄졌지만, 락다운의 해제는 시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피크가 확인되자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줄어 들었다. 확진자가 줄고 사망자가 감소하면서 락다운 조치는 쉽게 허물어졌다.

공원과 해변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공원에서 여럿이 모여 맥주 파티를 벌이고, 스포츠를 즐긴다. 락다운으로 갈 수 없는 곳이 늘어나자, 갈 수 있는 곳의 인구 밀도가 늘어났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못하자 동네에 모여 축구와 숨바꼭질을 하면서 놀았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학교에 가서는 안되는가? 아이들을 같이 놀지 못하게 하거나 학교를 가게 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해답이다.

다음 주면 개학이다. 10주만에 학교를 가는 것이지만, 중간에 두번의 방학이 있었으므로 학교에 가지 못한 기간은 총 6주다. 온라인 수업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이제는 학교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차례다.

이웃집 아저씨는 7월에 사이프러스에 가는 계획을 세웠다. 사이프러스는 유럽 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를 해제했고, 입국자가 코로나에 걸리면, 무료 병원 치료를 약속했다. 리조트 숙박비도 예년 수준이다. 락다운이 해제되면 그간 못한 일을 해야지, 그간 못간 해변을 찾는다니! 그런 여유는 곳간에서 나오는가? 철학에서 나오는가? 좋은 팔자인 것은 확실한데, 좋은 철학인지는 모르겠다. 사회적 종료를 선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의학적 종료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바이러스가 스스로 사라지거나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야 의학적 종료가 가능하다. 치료제도 백신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1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옥스퍼드 백신 임상시험의 결과가 곧 나온다. 하버드 대학에서 진행된 동물시험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백신을 투여 받은 원숭이는 항체를 형성했지만, 그 항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유는 백신을 접종한 원숭이가 그렇지 못한 원숭이보다 약한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이 현재까지는 효과가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백신은 미국이나 CEPI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 백신이 최종적 게임 체인저가 될 경우 중국은 이 백신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중국 백신이 의학적인 의미가 아닌 정치적인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적어도 유럽에서는 말이다. 효과가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투명하게 안정성이 검증된 옥스퍼드 백신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에 항체 보유자가 많다. ‘두려움이 바이러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상당수는 백신이 나와도 맞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정신적 백신을 맞았다. 물리적인 항체 보유자가 20%를 하회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항체 보유자는 60%를 넘는 것처럼 보인다.

방역을 잘한 나라는 결과적으로 물리적 항체 보유자 비율이 낮다. 물리적 항체 비율이 낮아도 정신적 항체가 있다면 괜찮다. 정신적 항체 보유자가 물리적 항체 보유자 보다도 적다면 어떻게 될까? 의학적 종료가 없으면 사회적 종료도 없게 되고, 심지어 의학적 종료 이후에도 사회적 종료를 선언할 수 없게 된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그 이전의 세상과 달라질 것이란 공허한 말만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방역은 잘했지만, 정신적 항체가 없다면, 방역의 최종 성패는 물리적 백신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 백신은 중국 백신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 되면 중국 의존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물리적 방역에서 성공한 나라가 중국 백신의 성공만을 애타게 기다리면서 사회적 종료 선언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장면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제주도에 있는 학생이 부천의 부페에서 식사한 사람의 동선까지 알 필요는 없다. 쿠팡 물류센터 직원의 동선은 질본과 그 지역 주민만 알면 된다. 불안을 조장하지 말고, 정신적 항체를 길러야 한다. 정신적 항체가 어느 정도 생기면 사회적 종료도 선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