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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Sep 09. 2020

골프의 고향에 다시 오다

런던 라이프

골프의 고향에 다시 오다
  
  
코끼리의 고향이 러시아인 것은 알겠는데, 골프의 고향이 어디인가요? 카누스티(Carnoustie) 카누스티라고 하죠. 카누스티 사람들이 미국과 호주에 가서 미국 골프 협회와 호주 골프 협회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카누스티도 골프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한 거 같습니다.

카누스티 골프 코스는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 중에 가장 어려운 곳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페어웨이가 좁고, 벙커가 특히 많습니다. 실개천이 거의 홀마다 있고 나무도 중간중간 있는 점이 다른 링크스 골프장과 달랐습니다. 그래서 더욱 어려운  같습니다. 내년도 여자 브리티시 오픈을 이곳에서 개최하는데 한국 낭자들  헤쳐나가겠지요. 응원하러 와야지요. 브리티시 오픈을 여덟 차례 개최했는데, 6 오버파로 우승한 경우가 세 번이나 있었습니다. 코스가 어려운데 강한 바람까지 부니까,  공략이란 것이 의미가 없어지더군요.

나의 스코어는 97. 부끄럽지만, 끝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그래도 골프의 고향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죠. 마치 백제를 대표하는 도시가 공주냐 부여냐 하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무령왕릉이 있는 공주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부여가 유적지도 많고 백제를 대표하죠.

카누스티에서 둔디(Dundee) 거쳐 내려오는데, 해상 시추 시설이 제작되고 있더라고요. 둔디에서 제작되어 북해상으로 이동하는  같습니다.  

아침 7시에 세인트 앤드루스에 도착하니 기온이 13도인데, 여대생들이 해수욕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터프한 영국 여대생들입니다.

케이트 미들턴이 윌리엄 왕자를 만난 곳이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입니다. 인구 6만 명의 도시 세인트 앤드루스는 대학 수업이 시작되면서 활기가 넘치네요. 윌리엄 왕자나 케이트 미들턴은 골프를 즐기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작은 도시에서 무엇을 하고 놀았을까요? 7일간의 사랑에 나오는 장면처럼, 추운 새벽에 나와 해수욕을 했을까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에 왔다고 하니 영국에서 40년간 골프를  분이 그리 말하네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가 그렇게 자주   있는 곳이냐? 나는 평생 한 번도 못 쳐봤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아직은 해외 방문객이 많지 않아서 가능합니다. 그래도 두 달 전과 달리 지금은 제법 골프 관광객이 보입니다. 대형 관광버스도 보이고요. 이렇게 되면 3번째 올드 코스 플레이는 기약이 없어지게 됩니다.


16 홀에서 좌측으로  공을 찾고 있는데, 3 홀에서 공을 찾고 있는 어느 골퍼와 마주쳤습니다. 간단하게 ‘굿 모닝인사를 나누고 지나쳤는데, 캐디가 누군지 알고 인사하냐고 묻네요. 1988 마스터스 우승자인 Sandy Lyle이라고 하네요. 물론 나는 그를 몰랐죠. 그도 저를 몰랐겠죠?

날씨는 비교적 쾌청하고, 세인트 앤드루스는 두 개 홀이 페어웨이를 공유하는 홀이 많아서, 드라이버가 러프보다는 페어웨이에 안착하는 경우가 많네요. 벙커에 많이 빠졌지만 스코어는 만족스럽습니다.

나의 스코어는 84.  정도면 한국 아마 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링크스 골프 얼마 못 쳐봤으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로열 도녹(Royal Dornoch)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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