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양선생활

꽃들의 시간 나의 시간

by lemonfresh

나팔꽃은 아침에 핀다.

영어 이름이 morning glory라고 한다.


분꽃은 오후에 핀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 종종 들었었다.

'분꽃 핀 걸 보니 저녁 할 때가 되었다.'


채송화는 아침햇살과 오후 햇살에 피어난다.

여름 한낮의 뜨거운 햇살은 피하고

빛이 부족한 흐린 날도

피어난 모습을 보기 어렵다.


달맞이꽃은 밤에 핀다는데

달빛 아래 피어있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어느 밤에 한번 나가서 보아야겠다.


사람의 시간은 어떨까?

나는 한 때는 달맞이꽃이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나팔꽃이 되어간다.

그렇게도 힘들던 아침 기상이

지금은 하나도 어렵지 않다.

오히려 나팔꽃보다 내가 먼저 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종종 이 사이클에 오류가 생긴다.

의도치 않게 생체리듬이

달맞이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음날 아침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

밤새 잠 못 드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그래도 일주일에 두 번,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은 괜찮다.

하지만 오늘은 목요일,

달맞이꽃 모드는 안 되는데

어째 조짐이 불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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