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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교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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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monfresh Mar 15. 2023

점심시간

급식실에서 유치원 아이들의 연령별 차이

5세 반,  배식판은 제 손으로 들을 수 있다. 국은 선생님이 따로 들어다 준다.

6세 반,  배식판 위에 국 대접을 얹어 준다. 내 국은 내 손으로 들고 갈 수 있다.

7세 반,  밥 국 운반 거뜬하고 포크 대신 젓가락을 사용한다. 맛있는 메뉴가 있을  때는 한 번 더 타다 먹기 전략도 구사한다.

점심 먹고 나오다 보니 5살 아이를 선생님이 밥을 먹여주고 있었다. 밥을 받아먹다가 눈이 마주치니 쌕하고 웃는다. 저런 아기가 유치원에 다닌다니 참 신통하다.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났다.      


업무에 복귀하려고 교장실로 가는 길에 5, 6학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들을 만났다. 장난기 있는 어투로 씩씩하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그래서 나도 최대한 씩씩하게 대답했다.

“어, 안녕!”

서로 지나쳤는데 뒤쪽에서 추가 메시지가 날아왔다.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서 나도 추신을 보냈다.

“그래. 잘 해봐~!!”     


요즘 학교에서 마음 복잡한 일이 줄줄이 있어서 밥맛도 없고 의욕도 떨어졌는데 아이들을 보고 잠깐이나마 웃었다. 웃고 나니 복잡한 일의 심정적 크기가 좀 줄어들었다. 들고 있는 짐의 무게를 줄일 수 없으면 대신  파워를 높이는 방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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