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오후 네 시의 창가에 앉아
노래를 듣는다.
이제 곧
내 사랑과 둘이 먹을
저녁을 지어야겠다.
고등어를 굽고
맛이 흠뻑 든 총각김치를 곁들이고
조촐한 식사에 기쁨을 더해줄
김도 몇 장 구울까 한다.
저녁을 먹으면
나는 갈 것이다.
가을이 한껏 깊어
밤은 일찍 오고
아침은 더디 오는데
나는 이 기나 긴 밤에
사랑을 남겨두고
새 사랑을 찾아가련다.
새 사랑은 기쁨을 주지만
온갖 수고와 인내를 요구한다.
다음 토요일이 되면
나는 다시 옛사랑을 찾아 올 것이다.
오래 묵어 편안한 나의 사랑은
늘 그곳에 있어 나를 맞아준다.
마당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들어오지 않는 이를
밥을 지어놓고 불러야겠다.
* 나의 새 사랑은 이제 열 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