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양선생활

가까이에 있다.

by lemonfresh

지난 휴일, 가까운 공원에 놀이 겸 운동을 나가려고 준비를 했다. 차 키와 휴대폰만 챙기면 된다. 차 키는 출근 가방에서 꺼냈고 휴대폰은 집에서 썼으니 안방이나 거실 어디에 있을 것이다.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안방 전화로 내 전화기에 전화를 걸었다.


짐작대로 안방에서 전화 수신음이 울렸다. 침대 옆에 서 있었는데 근처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불을 들추어 보았다. 소리는 분명히 나는데 전화기는 없었다.

"가까이에서 나는데 어디지?"

혹시 남편 자리 쪽에 있나 하고 돌아가 보았다. 그런데 거기도 없었다.

"하... 이상하다... "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소리가 나를 따라다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쪽으로 가면 이쪽에서 나고 저쪽으로 가면 저쪽에서 났다.

"뭐지? 방향을 종잡을 수가 없네?"

방향은 잘 모르겠는데 소리가 뒤 쪽에서 난다는 것은 확실했다.

"뒤 쪽... 뒤 쪽에 뭐가 있지?"

그러다 문득 바지 뒷주머니에 뭐가 있는 것 같아서 만져보니 거기에 휴대폰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소리가 가까이에 있고,

나를 따라다니고,

들려오는 방향은 뒤 쪽이다.

수수께끼는 풀기 전엔 어렵지만 답을 알고 나면 쉽기 마련, 다행히 잘 풀었다.


그리고 더 다행한 것도 있다. 내가 찾던 것이 차 키가 아니고 휴대폰이었다는 것이다. 스스로 소리를 낼 줄 모르는 키를 찾아야 했다면 외출 계획은 취소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때는 출근을 앞두고 차키 행방을 몰라 진 땀 뺀 적도 있다. 그런 때를 대비해서 비상용 키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가끔 생각한다. 차 키도 노래를 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아니면 부르륵 진동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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