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글이 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다.
글을 밥으로 삼으려면, 읽는 사람 즉 글을 사주는 사람 눈치를 봐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할 글을 써야 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제대로 글을 쓸 수 없다.
아무도 안 읽는 글을 쓰는 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 입맛에 맞춰 쓰는 건 더욱 안될 일.
그러니, 밥은 따로 벌고
글은 자유롭게 풀어두는 게 좋다.
글이 밥이 되어야 한다면
글에 목줄을 매게 된다.
내 애인은 목줄을 매지 말고
하냥 흐르면서 살게 두자
세상사람이 많이 몰라줘도 돼.
어차피 내 애인이다.
평생 사랑할 애인 하나만 있다면
그러저러 한 생 끌고갈 수 있으려니
암만 까다롭고 성질 고약하고
변덕 죽 끓듯 한다 해도
내가 품었으므로 그로 족하다.
사람이면 속을 끓이려니와
순결한 언어의 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