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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Jan 19. 2024

눈밝은 애인아_ 0

애인은 목줄 매지 말고

예전에는 글이 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다.

글을 밥으로 삼으려면, 읽는 사람 즉 글을 사주는 사람 눈치를 봐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할 글을 써야 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제대로 글을 쓸 수 없다.

아무도 안 읽는 글을 쓰는 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 입맛에 맞춰 쓰는 건 더욱 안될 일.


그러니, 밥은 따로 벌고

글은 자유롭게 풀어두는 게 좋다.

글이 밥이 되어야 한다면

글에 목줄을 매게 된다.


내 애인은 목줄을 매지 말고

하냥 흐르면서 살게 두자

세상사람이 많이 몰라줘도 돼.

어차피 내 애인이다.


평생 사랑할 애인 하나만 있다면

그러저러 한 생 끌고갈 수 있으려니

암만 까다롭고 성질 고약하고

변덕 죽 끓듯 한다 해도

내가 품었으므로 그로 족하다.

사람이면 속을 끓이려니와

순결한 언어의 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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