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의심해본 적이 없었어.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내 마음' 이잖아. 당연히 내 것이라 믿었지.
내 몸과 생각을 움직이게 하는 건 내 마음이라고.
아, 그런데 그게 아니라니!
내가 마음을 부린 게 아니라
마음에 노예처럼 끌려다니고 있었다니!
마음에 홀려서 나는 살로메가 요한의 머리를 자르게 해도 모르고 있었네.
마음은 마치 달 같아.
매일밤 다른 모양으로 바뀌지.
그믐달 초승달 하현달 상현달, 그 모두가 달이지만 본래 모습은 아냐.
아무리 겉모습이 변해도 달의 진짜 모습은 한 가지인 것처럼
마음도 마찬가지야.
마음이 온갖 조화를 부리고 야단스럽게 굴어도
그건 진짜 내 마음이 아닌 걸.
내 마음이라 생각하는 그 오만가지 어지러운 마음은 환상일 뿐.
그러니 그것에 휘둘리면 안 되지.
진짜 내 마음은 달처럼
언제나 변하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라고.
그러니 떠돌아다니는 마음은 '내 것'이 아니라고.
내 안에 큰 손님 하나, 마음으로 들어앉아 있다고.
그래서 마음님에게 부탁드리네
바라옵건대 너무 흔들리지는 마시옵고
호기심과 모험심도 조금만 가지시기를.
여기 작은사람 이리저리 정처없사오니
고요히 빛나기만 하시옵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