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탄하라,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라
스티브 잡스의 삶이 놀라운 이유는 하나의 분야에서도 이름을 남기기 어려운데 무려 6개 산업 부문에서 언어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위대한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세상은 예술가라고 부르기도 철학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호칭을 거부하며 이런 답변을 내놨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그걸 창조하기 위해 어떤 일을 어떻게 했느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아마 많은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사실 그들은 그 일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말이다. 시각적 문해력의 가치와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가 대단한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창조와 혁신을 위해 무언가를 더 가지거나 배울 필요가 없는 이유는, 그저 눈앞에 있는 것을 바라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곳으로 떠날 필요도 이유도 없다. 그저 지금 여기에서 눈을 뜨면 그것이 곧 가장 혁신적인 순간이며 창조의 공간이다.
눈을 감기 전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은 무엇일까? 높은 문해력의 소유자들은 굳이 듣지 않아도 그의 마지막 모습과 언어를 짐작할 수 있다. “Oh, wow! Oh, wow!” 그는 눈을 감기 직전 가족들을 둘러보며 몇 번이나 감탄사를 외쳤다. 생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에게 단 한 번만 허락된 그 놀라운 장면을 봤기 때문이다. 살아 있었다면 다시 그는 자신이 본 것을 어떤 혁신적인 제품으로 변주해서 내놨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난도의 지적 표현인 ‘경탄’을 남기고 떠났다. 우리는 시각적 문해력의 가치와 과정을 이렇게 3줄로 압축할 수 있다.
“가서 보라,
그리고 경탄하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