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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원 작가 Dec 23. 2021

경탄하라,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라

경탄하라,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라


스티브 잡스의 삶이 놀라운 이유는 하나의 분야에서도 이름을 남기기 어려운데 무려 6개 산업 부문에서 언어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위대한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세상은 예술가라고 부르기도 철학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호칭을 거부하며 이런 답변을 내놨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그걸 창조하기 위해 어떤 일을 어떻게 했느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아마 많은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사실 그들은 그 일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말이다. 시각적 문해력의 가치와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가 대단한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창조와 혁신을 위해 무언가를 더 가지거나 배울 필요가 없는 이유는, 그저 눈앞에 있는 것을 바라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곳으로 떠날 필요도 이유도 없다. 그저 지금 여기에서 눈을 뜨면 그것이 곧 가장 혁신적인 순간이며 창조의 공간이다.


눈을 감기 전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은 무엇일까? 높은 문해력의 소유자들은 굳이 듣지 않아도 그의 마지막 모습과 언어를 짐작할 수 있다. “Oh, wow! Oh, wow!” 그는 눈을 감기 직전 가족들을 둘러보며 몇 번이나 감탄사를 외쳤다. 생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에게 단 한 번만 허락된 그 놀라운 장면을 봤기 때문이다. 살아 있었다면 다시 그는 자신이 본 것을 어떤 혁신적인 제품으로 변주해서 내놨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난도의 지적 표현인 ‘경탄’을 남기고 떠났다. 우리는 시각적 문해력의 가치와 과정을 이렇게 3줄로 압축할 수 있다.


“가서 보라,

그리고 경탄하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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