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원 작가 Apr 08. 2022

“당신을 이해한다”라는 한마디 말의 의미와 깊이

당신을 이해한다라는 한마디 말의 의미와 깊이


“당신의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으로 시작하는 모든 조언과 격려 혹은 비판은, 실제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 나열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상대의 마음을 이해했다면 어떤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해했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죽고 싶은 상대의 마음을 진실로 이해했다면 “살아 있다는 기쁨을 감사하며 살아야지”라고 조언할 수 없고, 공들인 무언가를 포기하는 상대의 마음을 이해했다면 “네가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아? 조금만 더 하자”라고 조언할 수 없다.


물론 좋은 마음으로 상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하는 말일 수는 있지만, 진실한 이해란 어떤 말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음 깊이 이해했다면 혹은 그런 상태는 아니더라도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소중하다면,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힘든 상대가 하는 말을 끝까지 모두 듣게 된다. 그리고 “네가 옳아.”, “그래 잘했어.”라는 말을 따스한 손길처럼 귀에 들려줄 것이다. 또한, “그래도 힘을 내야지.”라는 말로 상대의 분발을 촉구하기보다는, “그러니까 내가 더 힘을 낼게.”라는 말로 오랫동안 곁에서 당신과 함께할 거라는 마음을 전할 것이다.


이해한다는 말은 참 어렵다. 온전히 그 사람이 되어 그보다 더 많이 아파하고 더 깊이 사색해야 가능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이해하려는 마음’은 고귀하다. 시작부터 아름다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너를 알아’라는 말이 ‘너를 이해해’라는 말로 번지지 않을 수 있게, 더 오랫동안 듣고 생각한 후 짧게 말해야 한다.


“무언가를 안다는 사실이 이해한다는 말은 아니니까. 안다는 것은 ‘지식의 범주’에 속한 언어이지만, 이해한다는 말은 ‘사랑의 범주’에 속한 언어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독서와 사색으로 새로운 나를 만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